[FETV=임종현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해 3년 중장기 목표를 내세운 가운데 올해 유의미한 첫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7월 신한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 목표를 기존 12%에서 13% 수준으로 상향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및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를 달성할 계획이다. ROTCE는 그룹 자본에서 영업권 등 무형자산을 차감해 산출하는 개념으로 실질적인 자본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 위해서는 카드, 증권 등 비(非)은행 강화가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 부문은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비은행 부문은 성장이 제한적이었다. 2020년 60%를 밑돌았던 은행 의존도가 작년 3분기 78%로 증가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ROE 10%를 목표로 설정한 이유는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꼽힌다. 2023년 말 기준 신한금융의 ROE는 8.61%로 경쟁사인 KB금융지주(9.18%), 하나금융지주(9.03%)에 비해 낮은 편이다.
더욱이 신한금융은 최근 10년간 연도별 기준으로 ROE 10%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도 목표 설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신한금융은 2011년 12.6%를 이후로 ROE를 10%를 넘긴 적이 없다. 2022년은 ROE 10.0%를 기록했으나, 다음 해인 2023년에는 8.6%로 하락했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는 10.2%이다.
최근 ROE가 정점을 찍은 2022년을 보면 직전년도 대비 외형이 크게 성장한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2022년 순이익 증가율을 전년 대비 15.50%를 기록했다. 은행 부문뿐만 아니라 비은행 부문 역시 6.8% 성장하며 그룹의 전체적인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10년 이상 순이익이 계속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ROE는 횡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ROE의 분모(자본)가 분자(순이익)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ROE 개선을 위해서는 분자인 순이익의 개선도 중요하고, 분모인 자본의 증가 속도를 둔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의 이익창출력 극대화가 필수적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최근 주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섰으며, 그룹 차원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추진에도 더욱 동력을 싣고 있다.
특히 비은행 부문 중 카드에 가장 힘을 실었다.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CEO 교체 배경에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추진력 강화와 조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7월 그룹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위해선 신한카드의 성과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분자(순이익)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자본을 사용하지 않는 비은행 부문의 손익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카드와 증권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특히 카드는 업계 1위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그룹사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그룹의 자본비용(COE)를 10%로 산출하고, 그 이상을 ROE 목표로 설정해 ROTCE과 함께 관리하며 자본 배분의 효율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를 위해 자회사별 배분된 자본 대비 수익성을 측정하는 ROC(Return on group capital) 지표를 도입하고 경영진의 평가·보상 지표로 활용해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분모(자본)의 증가 속도를 둔화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주주환원이 필요하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동시에 주당 현금배당 및 배당 규모를 매년 확대하고 지속적인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식수를 감축하며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7년까지 4억5000만주 이하로 감축해 주당 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안이다.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면 매입한 자사주의 금액만큼 자기자본이 줄어든다.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효과는 ROE 계산의 분모(자본)을 줄이게 돼 순이익이 동일하다면 ROE가 상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