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아워홈 인수를 추진 중이다. 다만 아워홈 오너가(家) 네 남매가 지닌 지분을 모두 매입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수 대상은 오너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회장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각각 38.56%와 57.84%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워홈의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구미현 회장 19.28%, 구명진 씨 19.60%, 구지은 전 부회장 20.67%, 기타 1.89%로 구성된다. 이러한 지분구조는 오너가 남매 간 아워홈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다.
본래 범LG가에 속하는 아워홈은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넘겨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021년 보복운전 혐의를 받으면서 변화가 생겼다.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장녀와 차녀가 지닌 지분까지 더해 주총에서 이사회 재편에 성공했다.
최대주주로 구본성 전 부회장이 위치하지만 세 명의 자매 지분을 합하면 이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아워홈 대표에 올라선 후 이대로 경영권이 굳어지는 듯 했지만 올해 초 장녀 구미현 회장이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연합하며 또 다시 판세가 바뀌었다.
구미현 회장이 직접 아워홈 대표를 맡은 후 그의 남편인 이영열 사내이사를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구자학 선대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이영표 경영총괄사장이 사업을 총괄해나가는 형태가 됐다. 이때에 구미현 회장은 매각 의지를 내비쳤다.
구미현 회장은 대표 취임 인사말을 통해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최근 푸드테크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식음료(F&B) 매물을 물색하던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눈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연회‧식음 관련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한화푸드테크에 흡수합병하며 식음료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인수하더라도 현재로서는 구미현 씨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지닌 지분까지 매입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과 달리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는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보유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 합산 57.84%로 경영권을 일단 넘겨 받는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가치로 1조5000억원 안팎이 거론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57.84% 지분 인수에 8700억원 가량을 투입해야 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를 기반으로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현 씨의 지분까지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양상이다. 최대주주로 올라서 경영권을 확보한 후 나머지 지분을 매입해 분쟁 요인을 없애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아워홈 측은 “인수합병(M&A)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