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로베코자산운용이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며 특히 아시아 시장의 투자 기회를 강조했다. 조슈아 크랩 로베코 아시아태평양주식운용 대표는 아시아 지역의 낮은 밸류에이션과 금리 인하, 소비자 증가가 아시아 주식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3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크랩 대표는 먼저 시장 전망에 대한 세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번째 기본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에서 점차 완화되고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이며, 금리 인하가 소비 및 투자 활동을 촉진해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EU(유럽연합)는 재정 확대 정책을 통해 경기 회복에 나설 것이란 평가다.
두번째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글로벌 경제가 동조적으로 성장하면서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금리를 인하한다는 전망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 시장은 강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으며, 특히 중국의 대 일본 경제 관계 개선 및 미국과의 무역 긴장 완화를 짚었다. 또한, 중국의 초과 공급 문제가 글로벌 소비 증가로 흡수되고, 아시아 지역 내 소비가 강하게 증가하면서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긍정적인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과 무역 전쟁,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특히 관세와 무역 장벽으로 인해 공급망이 교란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가가 하락하며 아시아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안전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강화된 관세와 달러 강세, 금리 인하 둔화 등으로 아시아 시장이 부담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은 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벗어낫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통화를 재팽창시키는 리플레이션, 임금 상승, M&A(인수합병) 증가를 통해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은 공급망 다변화와 외국인 직접 투자의 증가로 수혜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바닥 수준이며, 긍정적인 정책 발표가 나올 경우 큰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증시에 대해서는 일본의 밸류업 정책이 과거 성공적으로 작용했음을 언급하며, 한국의 밸류업 정책 역시 도입 초기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 성공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큰 효과를 내며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아시아 신흥국들의 하이일드 채권시장이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이는 현상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크랩 대표는 "신흥국 하이일드의 전망은 좋지만 주식시장 기대치가 높은만큼 하이일드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디폴트 우려를 경계하는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아시아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근거로 든 인구, 금융 발전여지 등이 한국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밸류업 프로그램 모멘텀 하나로는 외국인들의 자금이 많이 빠지고 있는데 이를 한국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도 나왔다. 그는 "3~4년 전 중국 기술주로 몰려간 돈이 지금 어떻게 됐는지 생각해야 한다. 돈이 몰리는 곳으로 추종하는 것이 항상 좋진 않다"며 미국주식으로의 쏠림현상을 경계했다. 아울러 "성공적인 밸류업의 실행은 매우 효과가 좋을 수 있으며 일본의 밸류업 사례를 떠올려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과 밸류업의 동력이 다르다고 해서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