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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에도 불편한 저축은행

 

최근 국회가 23년 만에 예금자보호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예금자 보호제도는 금융회사가 파산하거나 영업을 중단해도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예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1, 2금융권에서 운용하는 예금 보호 대상 금융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금융사 한곳 당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50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보장 한도가 1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자금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업계는 실익보다 예금보험료 증가로 인한 부담을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5000억원 이상의 예보료를 납부한 저축은행들은 이번 한도 상향으로 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러한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저축은행이 실익이 크게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통장에 1억원 이상을 예치하는 고객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현재 은행권 예금자 중 98.7%가 5000만원 보호 한도 내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한도 상향의 효과는 전체의 2.3%인 소수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또 예보료 부담이다. 예보료는 금융사가 파산 등의 이유로 고객에게 예금 등을 지급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사로부터 받아 적립한 돈이다. 특히 업권별로 예금보험료의 요율이 다르게 적용되는데, 이는 각 금융사의 건전성이나 위험요인을 반영한 결과다.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대폭 인상돼 현재 0.4%로, 은행(0.08%)이나 보험·증권(0.15%)보다 훨씬 높다.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되면 금융사들이 예보에 납부하는 예보료도 함께 늘어나고, 이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사 입장에서 예보료는 조달 비용에 포함되며, 이는 결국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취약차주 고객이 많은 저축은행 특성을 감안하면 높은 예보료율은 서민층을 위한 금융 혜택을 제한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보다 높게 측정된 예보료율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 부실에 따른 예보료율 인상은 인정하지만, 부실을 일으켰던 저축은행들이 시장에서 퇴출됐고 업계 전반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많이 개선됐다는 이유에서다.

 

예금자보호한도가 20년 만에 개정된 것처럼 저축은행의 예보료율도 10년 전 부실 사태의 족쇄에서 벗어나 현재의 상황에 맞게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