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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물적분할로 위기 극복...엔씨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비게임 부문 이어 4개 신설법인 물적 분할 예고
구조 개편 통한 경영 효율화 vs 구조조정 일환

 

[FETV=석주원 기자] 엔씨소프트가 신규 법인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TL사업부문, LLL사업부문, AI서비스연구사업부문 및 TACTAN사업부문을 분할해 독립적으로 고유 사업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비게임 부문의 신규 법인 엔씨큐에이(엔씨QA)와 엔씨아이디에스(엔씨IDS)를 설립했다.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화된 사업 영역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문성 및 고도화를 추구하여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회사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신설 법인은 ▲MMORPG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를 개발 및 서비스하는 스튜디오엑스(Studio X) ▲MMO 슈팅게임 ‘LLL’을 개발하는 스튜디오와이(Studio Y) ▲4X 전략게임 ‘택탄(TACTAN)’을 개발하는 스튜디오지(Studio Z) ▲AI 개발 및 서비스 부문인 엔씨에이아이(NC AI)이며 11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의결되면 내년 2월 1일자로 분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물적분할은 게임 개발 스튜디오 중심이라는 점에서 이전 분할과 차이가 있다. 현재 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 중에서는 TL이 유일하게 분할 대상이 됐다. 지난해 말 출시한 TL은 그동안 비판의 대상이 됐던 ‘리니지’ 방식의 과금 체계 탈피를 선언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이달 1일 시작된 글로벌 서비스에서는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TL의 글로벌 서비스는 아마존게임즈가 담당하고 있는데 이번 TL 스튜디오의 분사는 국내 사업 조직과 분리해 글로벌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의 소통도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을 분사시킨 스튜디오와이와 스튜디오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엔씨소프트 내부 조직으로 있을 때는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나누어 질 수 있었지만 별도 법인으로 분사된 이후에는 온전히 홀로 감당해야 한다. 서비스 일정은 물론이고 공개된 정보조차 많지 않은 LLL과 택탄의 경우 더 큰 부담감 속에서 개발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엔씨에이아이의 경우에도 미래가 불투명하다. AI는 현재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일정 부분 투자를 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AI 언어모델을 개발하는 곳은 많지 않다. 온전한 AI 언어모델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AI 시장에 일찍 뛰어들어 자체 언어모델 ‘바르코(VARCO)’를 개발한 것은 좋은 도전이었지만 현재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향후 엔씨에이아이는 AI 기술력을 내세워 외부 투자 유치를 시도하거나 혹은 다른 AI 전문 기업에 매각, 합병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물적분할이 마무리되면 엔씨소프트 내부에는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사업부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규 프로젝트 부문만 남게 된다. 별도 기준 실적에서는 당장 눈에 띄는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연결 기준으로도 점차 좋은 숫자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엔씨소프트의 이번 물적분할을 단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2012년 2월 인수한 엔트리브를 올해 5월 폐업 정리한 바 있다. ‘팡야’, ‘트릭스터’를 개발했던 엔트리브는 엔씨소프트에 인수된 이후 적자 행보를 지속해 왔다. 결국 2021년 출시한 ‘트릭스터M’이 실패하면서 폐업 수순에 들어갔다.

 

이번에 물적분할된 회사들이 단기간에 사업을 접지는 않겠지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결국 엔트리브의 전례를 따르게 될 수 있다. 또한 직원들에 대한 보상 체계 역시 점차 모기업과 차이가 나면서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우려와 관련해 엔씨소프트는 "물적분할이 완료된 후 1년 내에 추가적인 회사의 구조 개편에 관하여서는 현재 구체 확정된 사항이 없으며 각 신설회사는 5년 이내에 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