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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클로즈업] '7조 클럽' 도전...이정헌 대표가 그리는 넥슨의 미래는

 

[FETV=석주원 기자]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넥슨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게임사다. 다른 게임사들처럼 넥슨 역시 부침이 있었고 한때는 매각설까지 흘러나오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설이 무산되고 어수선한 내부 정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넥슨은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러한 넥슨의 전성기 뒤에는 넥슨코리아 대표를 거쳐 올해 3월 넥슨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정헌 대표가 있다. 이 대표가 넥슨 대표로 올라선 것은 이제 반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2018년 넥슨코리아 대표로 취임하면서부터 사실상 넥슨의 질주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넥슨의 모든 게임 개발과 서비스 전반이 넥슨코리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 진취적인 마케팅으로 일군 성공 신화

 

이정현 대표는 2003년 ‘바람의 나라’ 개발팀으로 입사했다. 이후 네오플 조종실과 피파실에서 실적을 쌓은 이 대표는 넥슨코리아 사업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8년 넥슨코리아 대표로 취임한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넥슨 게임을 좋아해 넥슨에 입사했다고 했는데 이 애정이 진심이었는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정헌 대표는 넥슨을 지키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자본시장설명회에서 “넥슨이 걸어온 30년은 넥슨의 IP를 사랑하는 넥슨의 구성원들이 만들어 온 위대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사실은 오늘 발표한 IP 성장 전략의 코어다”라며 넥슨 게임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특히 제작자가 팬만큼 우리 IP의 가치와 속성을 알지 못한다면 절대 IP를 제작하고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개발팀으로 입사를 했지만 이후 마케팅과 사업 분야에서 두루 활약해 왔다. 넥슨이 네오플을 인수한 이후에는 네오플로 파견 가 진취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던전앤파이터’의 초기 흥행에 기여했다. 2012년에는 피파실로 자리를 옮겨 ‘피파온라인3’ 출시와 흥행을 진두지휘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사업본부 본부장과 사업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면서는 넥슨의 모바일게임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았다. 넥슨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온라인(구 피파온라인4)’ 등 주로 PC 플랫폼의 비중이 높으며 모바일 플랫폼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기록하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2012년 넥슨의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체의 7.5%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22%까지 올랐다. 지난해 넥슨의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은 28%에 이른다.

 

 

 

◇ 과감한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 극복

 

이 대표가 걸어온 길이 평탄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2018년 넥슨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이후 바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취임 직후 게임 아이템 확률 허위 표기로 과징금을 맞았고 기대작이었던 ‘야생의 땅: 듀랑고’의 흥행에 실패했으며 2019년에는 회사의 매각 이슈로 어수선한 내부 단속에도 신경 써야 했다.

 

매각이 최종적으로 불발된 이후에는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의 스튜디오 단위의 개발 조직을 프로젝트 단위로 재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해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들은 대거 정리했다. 일부 스튜디오들은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조직의 효율화도 추구했다.

 

급격한 회사의 변화에 흔들릴 수 있는 내부 인력들의 처우 개선에도 과감함을 보였다. IT업계의 오랜 논란이었던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큰 폭의 연봉 일괄 인상을 시행했다. 넥슨에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도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의 일이다.

 

이러한 여러 노력은 넥슨코리아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2018년 매출 9468억원과 영업손실 128억원을 기록했던 넥슨코리아는 2년 후인 2020년 2조1555억원의 매출과 634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넥슨 전체의 매출은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도 1조원을 넘어 새로운 역사를 썼다.

 

 

 

◇ 3년내 매출 6조8000억원 목표

 

“우리는 2027년에 매출 7500억엔(약 6조8000억원) 그리고 영업이익 2500억엔(약 2조2650억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에 대한 자신감은 우리가 가진 IP에 있다”

 

9월 자본시장설명회에서 이정헌 대표가 밝힌 넥슨의 향후 목표다. 올해 3월 취임한 이 대표의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첫 지표가 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 주력 IP를 더욱 강화하는 종적 확장과 새로운 IP를 발굴 및 육성하는 횡적 확장을 제시했다.

 

이미 종적 확장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던전앤파이터의 또 다른 파생작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내년 상반기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FC 온라인, ‘마비노기’ 등의 다른 대표 IP들도 이미 다수의 파생작을 개발 중이다.

 

횡적 확장 전략에서는 기존에 넥슨이 약세를 보였던 콘솔 시장과 서양 게임 시장을 겨냥한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넥슨 매출의 84%는 한국과 중국에서 발생했으며 본사 소재지인 일본의 매출 비중도 3%에 불과했다. 기존의 주력 시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면 이 대표의 목표도 충분히 가시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우리는 잘 짜인 포트폴리오 전략이 있다. 선택지가 많아진 상황에서 유저들은 익숙하거나 입증된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는 지난 30년간 넥슨이 가장 잘 알고 잘 해왔던 것들이다”라며 공격적인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넥슨 이정헌 대표 주요 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