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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된 구영배 대표, 왜?

 

‘양치기 소년’이란 이솝우화가 있다. 심심했던 소년은 “늑대가 나타났다”며 장난삼아 외쳤다. 소년의 외침을 들은 동네 주민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갔지만 늑대는 없었다. 이후에도 소년은 잦은 거짓말로 소란을 일으키다가 결국 동네 주민들의 신임을 잃고 만다. 그러다 진짜 늑대가 나타났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결국 양 떼가 죽고 만다는 내용이다.

 

최근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티메프(티몬·위메프)발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하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우화 속 '양치기 소년'이 떠오른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구 대표는 국내 최초 오픈마켓인 G마켓 창업자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성공 신화’로 불렸다. 

 

사건은 지난 7월 8일 위메프에 입점한 셀러(판매자)들 사이에서 5월분 판매 대금이 미정산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위메프는 결제 전산 시스템 오류로 순차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티몬 등 다른 큐텐그룹 산하 계열사로까지 번지며 사태는 삽시간에 커졌다. 정산 지연 사태의 최고 책임자로 지목된 구 대표는 수습을 위한 해명에 나섰지만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면서 한 순간에 거짓말을 일삼는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티매프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다음 달 2일까지 회생절차를 멈추고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진행하라고 승인했다.

 

구 대표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현안 질의에 출석해 “단 한푼도 사익을 위해 횡령한 게 없다. 기회를 준다면 100% 피해 복구할 수 있다. 6개월만 기회를 주시면 죽기 살기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합병을 통해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라는 신규법인 설립을 세우고 판매자를 주주조합 형태로 CCW에 참여시킨다는 계획도 밝혔다. 판매자들이 1대 주주로 이사회와 경영에 직접 참여해 판매자·플랫폼·고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이커머스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게 구 대표의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도 구 대표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구 대표는 아직 피해 규모조차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구 대표는 스스로 그가 쌓아온 모든 명성을 하루아침에 모래성처럼 무너뜨렸다. 누구를 원망 할 수도 없다. 본인 스스로 자초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티메프 사태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파산을 고려하고 있다. 이제는 줄도산 위기까지 현실화되고 있다. 더 이상 구대표의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이제라도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해 사태 해결을 위한 진심을 보여줘야 할 때다. 마하트마 간디는 '신뢰는 세계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신뢰의 출발은 진실의 말하는 입에서 출발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