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현대차 노사가 임금협상을 마친 가운데 그룹 내 ‘노조 달래기’가 관심을 끈다. 현대차는 ‘파격’으로 꼽힌 노조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고, 현대모비스와 기아도 협상을 통해 파업을 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노조 출범 후 사측과 갈등 징후가 관측, 이후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 문용문 노조지부장 등은 15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협 타결 조인식을 열었다.
이번 합의로 먼저 기본급이 11만 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됐다. 성과급으로는 500%와 1800만원이 주어진다. 여기에 더해 현대차 주식 25주도 지급된다.
또 기술직을 800명 추가 채용해 2025~2026년 2년 간 1100명을 채용한다. 특별사회공헌기금으로 15억원이 조성되고, 퇴직 후 계약직으로 재취업 가능한 ‘숙련 재고용 제도(촉탁계약직)’ 기간이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됐다.
노사는 지난 5월 23일 첫 상견례 이후 12차례 교섭 끝에 이달 7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후 합의안은 지난 12일 조합원 전체 투표에서 찬성률 58.9%로 가결됐다. 이로써 현대차는 6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에 성공했다. 당초 노조 요구 사항을 두고 일각에서 ‘무리한 요구’라는 비판이 제기됐는데 현대차 사측은 이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그룹 내 다른 관계사들도 협상을 통해 노조와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부품 제조 계열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는 최근 사측과 일부 타협, 18일 예정됐던 파업을 보류했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사는 타임오프(노조활동 정상근무 인정) 폐지 관련 전향적 제시안을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사 노사는 당초 16일 주·야 4시간씩, 18일 주·야 8시간씩 예정된 파업 계획도 유보했다. 이로써 현대차와 기아도 핵심 부품사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면하게 됐다.
기아 노사는 16일 경기 광명공장에서 올해 임단협 제3차 실무교섭을 벌였으며 18일에 4차 실무 교섭을 진행한다. 업계에선 기아 노사가 현대차 임금협상 타결안과 동일한 수준에서 합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 경차 캐스퍼·캐스퍼 일렉트릭을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내에선 최근 노사 갈등 움직임이 일고 있다.
‘노사민정(勞使民政) 대타협’과 무노조 경영을 표방하며 2019년 설립된 GGM에는 지난 1월 노조가 설립됐다. GGM은 올해 들어 연봉 등 근로자 처우 문제, 낮은 연간 생산량, 높은 현대차 의존도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 외 특근 등 세부 안건을 두고 GGM 사측과 노조 간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GGM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현재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