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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목표 이루자"...글로벌 가속 페달 밟는 KB·우리금융

美블랙스톤·印타타모터스 등과 잇단 제휴...그룹 CEO 직접 나서
해외시장 확대 한목소리..."현지 대형금융사 지분인수 검토해야"

 

[FETV=권지현 기자] "글로벌 수익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 40%까지 높이겠다"(KB금융그룹)

"2030년을 목표로 글로벌 수익 비중을 25%로 확대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비중을 늘리겠다"(우리은행)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 비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해외 파트너들에게 얼굴 도장을 찍으며 회사 알리기에 나섰다. 이들 두 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의 25%~30%가량을 글로벌 사업에서 벌어들이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6일(현지시간) 1조달러 이상을 관리하는 세계 최대 대체자산 운용사인 미국 블랙스톤과 포괄적 업무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외 투자설명회(IR)인 뉴욕 '인베스트 K-파이낸스' 후 열린 이번 MOU를 위해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그룹 창업자 겸 회장이 직접 얼굴을 맞댔다. 

 

KB금융은 이번 MOU로 블랙스톤과의 기존 대체자산 펀드, 자금조달 분야 협력 등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블랙스톤은 사모펀드, 부동산, 인프라, 생명과학, 성장주, 크레디트(신용), 실물자산, 세컨더리펀드, 헤지펀드 등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양 회장은 "블랙스톤과 함께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새로운 투자기회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도 임종룡 회장이 직접 나섰다. 우리금융은 인도 국민기업 타타모터스와 손잡고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했다. 타타모터스는 매출액 1280억달러 규모인 타타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승용차·트럭·버스 제조 및 친환경,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작년 12월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캐피탈을 통해 타타대우상용차와 특화 금융 상품을 출시하며 제휴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이번 협력으로 기존 국내 자동차금융 부문에 한정된 협업 분야를 타타모터스 관계사와 벤더사까지 확장, 해외 시장 진출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타타모터스는 현재 한국, 영국,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중동, 라틴아메리카,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국가 등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금융에게도 새 해외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임 회장은 "인도에는 '우리는 타타의 소금을 먹는다'는 관용구가 있을 만큼 타타그룹에 대한 인도 국민의 성원과 신뢰가 높다. 양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의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의 이번 글로벌 행보가 각 그룹에 어떠한 실질적 효과를 가져다 줄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6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보유한 해외자산은 196.7조억원으로 5년 전인 2018년 말(97.2조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해외 수익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4대 은행이 지난해 상반기 벌어들인 총수익 중 해외 수익 비율은 2.7~8.3% 수준으로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타이밍은 좋다. 지난 20일 기준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잇단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택 덕분에 외국인 지분율 각각 76.8%, 42.6%를 기록,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전보다 인지도와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경쟁력까지 갖추기 위해선 MOU를 넘어, 현지 대형 금융사의 지분인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분인수는 배당수익, 자문수수료 등으로 이어져 그룹에 비이자이익 확대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져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국내 금융사 간 경쟁 심화, 은행 중심의 불균형적 진출, 대형화·현지화 미흡에 따른 현지 경쟁력 한계 등의 문제점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은행, 비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이 협력해 시장 지배력이 있는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