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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마음 누가 잡나...금융지주, 순익서 '배당' 경쟁으로

4대 금융, 순익 감소 속 주주환원 경쟁 '후끈'
균등배당·분기배당 도입 등 첫 '도전' 잇달아

 

[FETV=권지현 기자] 1815원 → 2104원

 

작년과 올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주식 1개씩을 보유했다면 받았을 '1분기 배당금'이다. 대형 금융지주 투자자들이 배당수익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일제히 주주환원 정책을 자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치열한 '배당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권에 '분기배당' 개념이 들어선 지 채 3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례없는 풍경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회사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에서 '당장 내가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로 변화하는 데다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더해지자 금융지주들이 주주 마음 잡기에 나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1~3월) 실적발표를 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함께 내놓았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에서만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충당부채로 조 단위 충당금 적립이 예고된 터라 이들 금융지주가 공언할 주주환원책에 관심이 쏠렸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이 ELS 관련 충당금으로 8620억원을 쌓은 탓에 전년보다 30.5% 줄어든 1조491억원 순익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2021~2023년 1분기 '리딩금융'을 차지한 KB금융은 신한금융에 1등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 ELS 충당금 2740억원을 쌓은 신한금융은 전년보다 4.8% 줄어든 1조3215억원이었다. 하나금융은 충당부채 1799억원을 적립해 같은 기간 6.2% 감소한 1조340억원 순익을 기록했으며, 우리금융은 9.8% 줄어든 8245억원을 거뒀다. 4대 금융의 평균 순익 감소율은 12.8%였다. KB·신한·하나금융 3곳에서만 ELS 충당금으로 1조3159억원을 인식, 신한금융 1개 분기 순익만큼을 내놓았다.

 

 

평균 두 자릿수 순익이 줄었지만, 4대 금융 모두 이전보다 주주환원책을 확대했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가 순익 감소 속에서도 일제히 배당을 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은 올해 배당총액(분기별 3000억원 수준)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결정,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다. 올해 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784원씩 네 번 배당할 예정이다. 연간 총 예상 배당금은 3136원으로, 첫 '3100원대' 진입이다. KB금융의 연 배당금은 2022년 2950원, 2023년 3060원이었다. 2021년 하반기 분기배당을 도입한 KB금융은 이번 결정으로 2년 6개월 만에 '정액배당'이라는 금융권 새 기준을 제시하게 됐다. 

 

KB금융 재무담당임원은 "기존 중장기 자본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현금배당의 가시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도 자체 첫 배당 정책을 발표, 올해부터 4개 분기 모두 배당을 실시한다. 1분기 배당금은 주당 180원이다. 2022년과 2023년 분기·결산배당으로 각각 두 번, 세 번 배당했던 우리금융은 이번 결정으로 다른 대형 금융지주처럼 분기배당 금융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순익이 두 자릿수(19.9%) 줄었지만 총 주주환원율은 26.2%에서 33.7%로 가장 크게 올렸다. 올 1분기에도 역성장했지만 주주환원책을 확대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 3월 예금보험공사 소유 지분 약 1366억원 매입 후 소각에 이어 올해는 1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율이 전년보다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순익이 5%가량 감소한 신한금융은 배당금을 늘렸다. 작년 1분기 주당 525원씩을 배당한 신한금융은 올해 540원으로 결정,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분기배당금을 끌어올렸다. 신한금융은 올 2~3분기 중 3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취득, 소각해 주가부양에 더 힘쓸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순익이 6% 이상 줄었어도 배당금을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올 1분기 주당 분기배당금은 600원이다. 연초에 발표한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실행, 6월말까지 매입 완료 후 전량 소각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