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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2024 CEO열전]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공급망 관리 바탕 호실적 ‘정조준’

지난해 정기인사 사장 선임…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 역임
효율·관리역량 바탕 그룹 실적 기여…전동화 솔루션 제시 기대

 

[FETV=김창수 기자]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신규 선임된 ‘새내기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을 역임하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공급망 안정화를 달성, 그룹 경영에 혁혁한 공적을 세운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에게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맡긴 것도 이 사장의 남다른 경영관리 역량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컨트롤타워를 잡은 이 사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유지하는 동시에 전동화 솔루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65년생인 이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차·기아 의장전장부품구매실장, 구매전략실장, 차체샤시부품구매실장, 현대차·기아 구매1사업부장,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을 지내는 등 구매부서에서 잔뼈가 긁은 정통파 현대차맨이다. 

 

그는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에는 구매본부장(부사장) 직을 맡아 국제정세 불확실성 속에서 경영 안정화를 이뤄낸 일등공신으로 통한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 수급이 어려운 공급망 위기에서 중요 자재를 제때에 확보하며 완성차 및 부품 생산 운영 최적화를 달성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정세 불안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이규석 사장 선임 이유를 밝혔다. 이 사장의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 시절 성과는 통계로도 쉽게 알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어려움을 겪던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6조6789억원, 9조81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얼마간의 ‘출고 대란’은 불가피했지만 이 기간에도 최고 실적을 연이어 경신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이 사장의 기민한 공급망 이슈 대응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이 사장 앞에는 현대차그룹 명운을 좌우할 모빌리티 전환 및 전동화 과제 등이 기다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산업 전환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그룹사의 부품 경쟁력 강화라는 한축을 담당하게 된 셈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단순한 완성차 제조 기업이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겠단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정 회장의 프로젝트 아래 로보틱스와 UAM, 자율주행, 수소 생태계 비전 등 미래형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이규석호(號)가 정의선 회장이 꿈꾸는 미래형 모빌리티 프로젝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탑재되는 배터리 시스템(BSA)과 구동시스템(Electric Drive Unit), 통합충전시스템(ICCU) 등을 생산해 공급 중이다. 또 이를 통해 이미 확보한 배터리 시스템 등 전동화 핵심 기술을 UAM과 로보틱스 등 신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이 현대모비스의 ‘주특기’인 공급망 관리 역량 강화와 더불어 회사 외형 성장에 걸맞은 체질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중 하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글로벌 부품업계 순위에서 독일 보쉬, 일본 덴소, 독일 ZF, 캐나다 마그나에 이어 5위(배터리업체 제외)에 올랐다. 경쟁업체인 일본 아이신을 꺾으며 처음으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 관련 투자를 꾸준히 진행했다. 현대모비스는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전동화 부품 수주 물량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기술 경쟁력 강화 분야에 3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지난해 큰 폭 성장을 이룬 현대모비스는 올해 수익 다변화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59조 2544억원, 영업이익 2조 295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2%, 13.3% 늘었다. 매출의 경우 2021년부터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회사의 영업이익이 전체 매출 비중 중 18.3%에 불과한 A/S용 부품 사업에서 나온 점은 이 사장이 넘어야할 산이다.  

 

다만 이 사장이 올해 현대모비스의 지휘봉을 잡은지 새내기 CEO인데다 구매부서에서 잔뼈가 긁은 비(非)엔지니어 출신이란 점에서 100% 목표 달성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일각에선 이 사장의 이같은 스펙을 감안, 현대모비스 이규석호(號)의 실험 성패는 올해 중반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규석 사장이) 현재 해외 및 국내 사업장을 돌아보며 조직 파악 등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며 “회사 내 내부적인 사정을 알아가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