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케이뱅크 신임 은행장이 지난 4일 임직원에 취임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4/art_17061049021457_ebeef8.jpg)
[FETV=권지현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지난해 8월 말 야심차게 선보인 '생활통장'이 최근 100만좌를 돌파했다.
케이뱅크가 '100만좌 돌파' 상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인터넷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품 이슈가 적었던 케이뱅크가 '절치부심'으로 차별성을 탑재, 고객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생활통장은 상품 출시 5개월 만에 발급 계좌 100만좌를 넘어섰다. 생활통장은 케이뱅크가 "고객의 생활비를 책임지겠다"며 '수시 입출금' '고금리 혜택' 두 가지를 내세워 작년 8월 내세운 상품이다.
생활비를 가져올 계좌와 출금 금액·일자를 설정하면 매월 케이뱅크 생활통장으로 자동이체 된다. 300만원까지 연 3% 이자도 주며, 월 평균 잔액 300만원을 유지하면 쿠팡 와우 멤버십(4990원) 혹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4900원) 월 구독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한 달 동안 300만원을 넣어두면 연 3% 이자(7500원)와 월 구독료를 포함해 연 5% 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시 입출금 통장으로, 시중은행 '적금' 금리에 버금간다.
케이뱅크가 자사의 상품에 대해 100만좌를 넘어섰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한달적금'이 작년 11월 출시 약 11일 만에 누적 100만좌를 돌파하고, 지난 18일 토스뱅크의 '외화통장'이 출시 6일 만에 30만좌를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특출난 기록은 아니다. 하지만 케이뱅크만 놓고 보면 의미가 크다. 케이뱅크가 상품 계좌 발급 수를 내세운 것은 '코드K 자유적금'이 출시 이틀 만에 10만좌를 돌파한 2022년 6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금리 혜택 외에 고객을 유입시키려는 끈질긴 전략도 20개월 만에 대어급 상품을 탄생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생활통장 출시 약 2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다른 금융사에서 케이뱅크 생활통장으로 매월 50만원 이상 자동이체를 통해 생활비를 가져오면 총 5000원 상당의 쿠폰 3장을 매월 제공하기로 했는데, 고객 수요가 각 업권에서 가장 많은 스타벅스(1000원), 배달의민족(2000원), 올리브영(2000원) 쿠폰으로 구성해 이목을 끌었다.
케이뱅크가 설립 초기 증자 지연과 자본금 부족에 따른 대출 영업 중단 등을 겪고, 지난해 IPO(기업공개) 계획을 철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생활통장 100만좌 돌파 소식은 반갑다. 이달 최우형 신임 은행장을 맞이한 케이뱅크가 새 수장이 제시한 '생활 속의 케이뱅크' '혁신 투자 허브 케이뱅크' 비전을 통해 올해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여·수신 실적은 어느 때보다도 좋다. 2020년 말부터 2023년 말까지 수신 잔액 3조7500억원→19조600억원, 여신 잔액 2조9900억원→13조8400억원으로 약 5배씩 불어났다. 2017년 4월 출범 후 순항했던 1년간 성적(수신 1조290억원, 여신 1조300억원 증가)과 견줘보면 괄목할 만하다. 고객 수도 작년 말 950만명을 넘어서 곧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1년 새 13%대까지 떨어진 BIS자기자본비율을 자본 확충 등을 통해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점은 과제다. 케이뱅크는 여신이 늘어나면서 위험가중자산(RWA)도 함께 증가, 2022년 말 BIS비율이 14%를 밑돈 이후로 좀처럼 1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IPO 재도전 계획을 밝힌 케이뱅크로서는 코스피 입성에 반드시 성공해 '자본 변곡점'을 이뤄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IPO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결과 BIS비율이 크게 뛰어 지난해 9월 말 30.67%를 기록했다.
최우형 행장은 지난 1일 취임 일성으로 "국내 1호 인터넷은행 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기대감도 크다"며 "케이뱅크는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 높은 만큼 임직원들과 함께 케이뱅크의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