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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외쳤는데...수익성·건전성 모두 놓친 우리금융

당기순이익 1년새 2200억원 감소...건전성 지표는 3년 전으로 역행
임종룡 '경쟁력' 천명 속 드러난 '약한 체력'...위험자산 개선 등 필요

 

[FETV=권지현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1년 전보다 못한 수익성·건전성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본업인 영업 부문이 부진했던 데다, 부실채권 금액이 크게 늘고도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않은 탓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 3일 취임 일성으로 '경쟁력 있는 우리금융'을 외쳤지만, 경쟁력은커녕 이전보다 약해진 체력만 확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4383억원으로 1년 전(2조6617억원)보다 8.4%(2234억) 줄어들었다. 핵심이익인 이자이익 증가세가 올 들어 둔화하는 등 영업이익이 전년 수준에 못 미친 영향이다. 

 

올 9월 말 우리금융의 영업이익은 3조3710억원으로 1년 새 9%(332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 전체 순익의 94%를 차지한 우리은행은 순이자마진(NIM) 1.55%를 기록, 지난해 12월 말 1.68%를 나타낸 이래 올 3월 말(1.65%), 6월 말(1.59%)까지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자산건전성도 나빠졌다. 우리금융의 9월 말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41%로 전년 같은 기간(0.29%)보다 0.12%포인트(p) 높아졌다. 우리금융이 NPL비율 0.40%를 초과한 것은 지난 2020년 12월 말(0.42%) 이후 약 3년 만이다.

 

부실채권비율을 뜻하는 'NPL비율'은 금융사의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의 부실 위험은 커져 건전성은 악화된다. 이에 한국은행은 2018년 발표한 동향분석보고서를 통해 "NPL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NPL이 많을 경우 은행 대출여력, 신용창출, 투자·소비 등이 제약을 받게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의 높은 부실채권 비율은 NPL커버리지비율에 악영향을 줬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금융사가 부실채권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NPL비율과 반대로 수치가 낮아질수록 건전성은 나빠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리금융은 9월 말 기준 NPL커버리지비율 180%를 기록, 1년 전(222.7%)보다 42.7%p 하락했다. 지난해 3월 말 202.1%였던 이 비율은 이후 내내 200%대를 나타내다가 올해 6월 말 188.1%로 떨어지더니, 3개월 뒤에는 겨우 180%대를 맞추는 수준까지 낮아졌다.

 

그간 'NPL커버리지비율 개선'이 우리금융의 최우선 과제였음을 감안하면 이번 급락은 뼈아프다. 우리금융은 내내 150% 안팎을 횡보하던 이 지표를 지난 2021년 말 192.2%까지 끌어올리며 건전성 수준을 높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하락은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리금융보다 NPL커버리지비율 하락폭이 작은 KB금융그룹은 9월 말 대손충당금적립액 3조784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26.2% 늘린 반면 우리금융의 충당금 총계는 2조666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1% 증가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의 고정이하여신 증가율은 각각 53.8%, 46.6%였다. 

 

이에 우리금융이 위험자산을 줄이고 충당금을 더 확보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 악화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창근 우리금융 상무는 26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비은행 부문에서 신용여신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가 있어 부실채권이 늘었다"면서 "PF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여신 비율도 높지 않아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매·상각 하면 NPL비율은 계획 범위 내에서 관리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간 대출금리 경쟁,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NIM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새 사업 추진 등 순익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 제고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과 동시에 '미래 성장 추진력 강화'를 강조,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조속한 확대'를 피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