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국내 대표 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음달 나란히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는 커머스·웹툰 분야 호조를 바탕으로 매출·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다. 반면 카카오는 두자릿수 영업이익 하락이 예상되는데다 최근 김범수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금감원 수사 악재가 겹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다음달 3일, 카카오는 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로 본 네이버 3분기 매출(이하 연결기준)은 2조 4616억원, 영업이익은 3682억원으로 추산됐다. 전년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7%, 11.5% 늘었다.
카카오 3분기 매출은 2조 2319억원, 영업이익은 1316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0.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5% 하락했다. 네이버는 주 수익원인 온라인 광고 시장 성장이 둔화한 상황이지만 커머스(쇼핑)와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분야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커머스에서 도착보장솔루션, 브랜드스토어 수수료 인상 등 수익성 강화로 성장 폭을 넓혔다. 또 콘텐츠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81.5% 크게 성장하며 전분기 웹툰 유료 이용자 수 및 거래액 증가가 3분기에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네이버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1억달러(약 1346억원) 규모 ‘디지털 콕핏’ 플랫폼 사업을 수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년부터 5년간 수도 리야드를 비롯, 메디나·제다·담맘·메카 등 5개 도시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3차원(3D) 디지털 모델링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을 망라해 세계 최고 수준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시뮬레이터를 통한 스마트시티 설계, 도시 물관리, 실감형 부동산,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모빌리티, 도로 단위 교통 정보, AI 지도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 경영 기상도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카카오 3분기 예상 영업이익 하락은 그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자회사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란 평가다. 최근에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되고 김범수 창업자도 금감원 조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이 “법인 처벌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자칫 그룹의 존폐 위기를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국내 IT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챗GPT 네이버 버전 ‘클로바X’, 검색 서비스 ‘큐’ 등 예고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며 몫을 넓혀 가고 있는 점이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의 초거대 AI 서비스 ‘코GPT 2.0’은 내년 이후로 발표가 넘어갈 것이라 본다”라며 “다만 김범수 창업자 ‘사법 리스크’로 관련 사업 전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