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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자사주 3000억씩 태우는데...지금 필요한 두 가지는

KB-6000억, 신한-5000억 등 올해 평균 3000억대 '자사주 소각'
자사주 매입·소각 예측 가능해야...'매입 시 시총 제외' 목소리도

 

[FETV=권지현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 후 소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대형 금융지주들은 그간 현금 배당 보완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자사주에 대해선 취득한 자사주 대부분을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재매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매입한 자사주를 시장에 다시 파는 것은 신주발행과 유사한 효과가 발생, 기존주주에게 돌아갔던 환원분을 다시 기업이 회수토록 해 주주환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자사주 보유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실증 분석 결과, 국내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자사주 보유량은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국내 기업 현실상 자사주 매입이 바로 주주환원으로 연결되지 않고, 향후 경영권 보호 등을 위해 재매각 될 가능성에 기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이전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 자사주 매입에서 소각으로 이어지는 주주환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내년 1월 25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월 1500억원, 4월 1500억원, 7월 10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소각을 발표한 신한금융은 이번 행보로 1년 새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없애게 됐다. 


KB금융지주는 지난 7월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에 따라 8월부터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으며, 완료되는 대로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 5월 마무리한 3000억원 규모 소각에 이은 두 번째 행보다. KB금융은 올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CFO) 부사장은 지난 24일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현금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 규모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올해 15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한 하나금융지주가 1000억원 규모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2019년 지주사로 재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한 우리금융은 내달 소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금융권 일각에선 자사주 소각을 통해 이전보다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이 '예측 가능'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ESG기준원에서 지난 2019년 9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소각의 전체 규모는 매년 일정치 않아 예측이 어려우며, 기업차원의 소각은 매입에 비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 인지한 신한금융은 지난 2월 "주주가치 제고와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유사하게 매입 즉시 시가총액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사주 매입 규모가 바로 시총에서 제외되지 않는 현재 국내 관행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자사주 매입 시 기존 주주들에게 환원되는 부분만큼 배당락과 유사하게 기업가치(시가총액)가 기계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주주환원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선 상황"이라며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매입 시점에서 이를 주주 환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인식도 한몫했는데, 자사주 매입이 주식 저평가 신호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