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8월 경상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늘고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수출입이 모두 줄어드는 가운데 나타난 '불황형 흑자'라는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경상수지는 48억1000만달러(약 6조483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이후 이어진 4개월째 흑자 기조다.
다만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9억8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36억6000만달러)과 비교해 약 54% 급감했다.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50억6000만달러)가 4월 이후 5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수출(537억5000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37억1000만달러) 줄었다. 앞서 작년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감소한 뒤 12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특히 석유제품(통관 기준 -35.1%), 반도체(-21.2%), 철강 제품(-11.1%), 화학공업 제품(-10.4%)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20.0%), 동남아(-8.5%), 일본(-6.9%)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수입(486억8000만달러)은 21.0%(121억9000만달러) 줄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27.6% 위축됐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석유제품 수입액 감소율은 각 45.9%, 41.7%, 40.3%, 15.1%에 달한다. 반도체 제조장비(-32.1%)와 반도체(-21.3%) 등 자본재 수입도 16.2% 줄었고, 승용차(-37.4%)와 곡물(-25.6%) 등 소비재 수입 역시 19.0%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1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12억9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적자 규모가 소폭 커졌다. 세부적으로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11억4000만달러) 적자가 1년 전(-9억3000만달러)보다 약 2억원 늘었다. 운송수지의 경우 같은 기간 9억달러 흑자에서 5000만달러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본원소득수지(14억7000만달러)는 7월(29억2000만달러)이나 작년 8월(25억9000만달러)보다 줄었다. 특히 배당소득 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새 25억6000만달러에서 5억6000만달러로 급감했다.
8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57억3000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4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7억달러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0억5000만달러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외국인 국내 투자도 10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가 10억1000만달러 감소했고, 부채성증권 대한 외국인의 투자는 5개월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전체 증권투자는 40억7000만달러 순자산 증가 효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