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경기 부진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 사례가 늘고 있다. 대출 잔액과 연체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한계를 맞는 자영업자 수와 이들의 부실 대출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기말 기준)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 이후 네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돌파했고, 1분기(1033조7000억원)와 비교해 불과 3개월 만에 9조5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1조원 늘어 역대 가장 많은 7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15%로, 1분기(1.00%)보다 0.15%포인트(p) 높아졌다. 1.15%는 2014년 3분기(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득별로 살펴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1분기 1.6%에서 2분기 1.8%로 0.2%p 올랐다. 2014년 1분기(1.9%)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2.2%)도 3개월 새 0.4%p 더 높아졌으며,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1.2%)도 2015년 3분기(1.2%) 이래 7년 9개월 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여파로 인한 대출 부실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서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와 세분화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자영업자의 부채구조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자영업자 시장의 포화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 상승과 경기 부진 등에 따른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우려가 있다"면서 "자영업 대출과 관련해서는 자영업의 특성을 감안해 지역별-업종별로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며, 향후 자영업에 대한 자금지원 시에는 생계형 자영업자를 효과적으로 구분해 정책지원의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