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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50% 4연속 동결...치솟은 가계부채는 고민

하반기 경기둔화 우려에 물가 진정세 영향...한미 금리차 2%p 임박
급증하는 가계대출은 골칫거리...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주목

 

[FETV=권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월, 5월에 이은 '4회 연속 동결'로,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즉시 영향을 미치고, 장단기 시장금리, 예금·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실물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3·6·9·12월을 제외하고 매년 8번 금통위를 열어 물가 동향,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는 하반기 경기 반등 신호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물경기 위축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7회 연속(1.50→3.50%)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린 한은이 아직 끝나지 않은 금리인상 효과를 일단 지켜보기로 한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7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들어 10일까지 수출액이 1년 전에 비해 15% 가량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22억7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가 7월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던 무역수지는 열흘 만에 다시 적자 추세로 반전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이 21개월 만에 2%대로 떨어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된 상황에서 무리한 금리 인상으로 시장에 긴장을 줄 이유가 없다는 판단도 이번 금리 동결을 부추겼다.

 

물가는 추가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남아있다. 한은이 13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수출물가와 수입물가는 두 달 연속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한 수출물가는 13년 여, 수입물가는 8년 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둔화했다. 특히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입물가 하락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결 후 한미 금리차가 최대폭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6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더 올리면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00%p까지 벌어지게 된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5.00~5.25%이다. 

 

한은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와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을 본격적으로 불러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달러 환율에 대해 "한국과 미국 간 이자율(금리) 격차는 환율 변동에 하나의 원인일 뿐"이라며 "(환율 하락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줄어들고 위안화 강세에 대한 생각도 조정되면서 우리나라 환율이 어느 (통화) 하나에 강하게 매달리지 않고 정상화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금리 동결 속 최근 다시 늘고 있는 가계부채는 한은의 골칫거리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3조5000억원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7조원 급증, 3년 4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주담대가 월 7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4년 통계집계 이래 2015년 4월(8조원), 2020년 2월(7조8000억원) 두 차례 뿐이었다. 

 

이에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9일 '물가안정 목표 상황점검' 기자회견에서 "디레버리징은 금리만을 이용해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써야 한다"며 "금리 수준이 최근 상당히 올라갔음에도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단기 현상인지, 추세적인지 봐야 한다"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적인 긴축 가능성으로 쏠린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역시 실물경기와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있고 미국 금리인상이 종료될 가능성이 겹치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다만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등 대외부문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