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급증해 가계대출 차주 약 300만명이 연 소득 중 최소생계비를 제외한 전액을 빚 갚는 데 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여파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연체율'이 가계와 경기회복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말 전체 가계대출 차주는 모두 1977만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845조3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977만명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평균 40.3%로 집계됐다. 전 분기(40.6%)보다는 0.3%포인트(p) 줄었지만 여전히 40%를 웃돌고 있다. DSR은 차주의 연 소득 대비 연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로, 이 수치가 40%이면 연 소득의 40%를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DSR이 100%이면 소득 전부를 빚 갚는 데 써야 한다.
특히 DSR이 100% 이상인 차주도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175만명(1977만명 중 8.9%)에 이르는 가계대출자의 연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과 같거나 소득보다 많다는 의미인데, 이 비중은 2020년 3분기(7.6%) 이후 2년 6개월 동안 계속 오르고 있다. DSR이 70% 이상, 100% 미만인 대출자(6.3%·124만명)까지 더하면 DSR 70% 이상 대출자 수는 299만명(15.2%)까지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