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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LG화학 vs 포스코퓨처엠 vs 에코프로"...양극재 '삼국지' 가속화

LG화학, 양극재 국내(청주, 익산, 구미), 중국, 미국 등 총공세
포스코퓨처엠, 2027년 27만1000톤 공급확대, 삼성SDI 40조 공급
에코프로, 국내 첫 헝가리 양극재 공장 착공…삼성SDI, 포스코퓨처엠 파트너십

 

[FETV=박제성 기자]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시장을 사수해라.”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둘러싸고 국내 대기업간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삼국지의 주인공은 LG화학,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등이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짓는 역할을 해 4대 핵심 소재중 하나다.

 

이들 3인방이 글로벌 무대에서 양극재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핵심 이유는 고부가소재이기 때문이다. 통상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에 절반에 웃돌 만큼 고가의 핵심장치다. 여기에 더해 배터리 내부에 들어가는 양극재 또한 배터리 가격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부가 소재로 통한다.

 

따라서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가 전기차용 양극재 글로벌 판매망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5,6위의 자산 규모를 자랑하는 대기업 계열사다. 이와 달리 에코프로는 몇 년 새 배터리 산업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신흥 강자로 부상한 다크호스다. 이 덕분에 에코프로의 자산은 7조원에 육박하자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이들 3사중 가장 우선순위로 내미는 미션 카드는 글로벌 생산량(캐파) 확대다. 캐파를 확대해 미국, 유럽, 한국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또 한가지 카드는 고성능 양극재 생산량 확대다. 이들 3사가 고성능 양극재로 낙점한 것은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성분을 합친 양극재다. 특히 이중 니켈 비중이 80% 이상 점점 높아질 경우 하이니켈 양극재로 불리는데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양극재로 통한다.

 

고성능 양극재가 비싸긴 해도 K-배터리가 글로벌 판매망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LFP(리튬, 인산, 철)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해 주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는 가성비가 장점이 있지만 주행거리가 다소 짧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반면 하이니켈 양극재는 LFP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길다. 이로 인해 글로벌 메이저 전기차 기업들이 고성능 양극재를 선호하는 주요 요인이다.

 

다만 최근 중국의 LFP 배터리 기술이 업그레이드해 주행거리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점은 K-배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향후 하이니켈 양극재를 어떤 차별화를 통해 기술력을 업그레이드를 할 지가 관건이다.

 

먼저 LG화학은 국내 양극재 공장만 3곳(청주, 익산, 구미)에 달한다. 미국과 중국 등에도 양극재 공장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에는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4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다. 이곳은 연간 12만톤(120만대 분) 규모의 NCMA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양극재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전략으로 가리킨 곳은 글로벌 4강국이다. 4강은 미국, 유럽, 한국, 중국이 포함된다. 이들 국가에 양극재 공장을 지어 글로벌 밸류체인을 공고히 해 판매망을 수월하게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4강국에 공장을 바탕으로 2026년 연 26만톤의 양극재를 공급할 방침이다.

 

LG화학에게 지난해 석유화학 침체기에도 양극재는 보물이나 다름없다. 지난 3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2020년 매출 9400억원, 2021년 1조4000억원, 지난해 4조8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새 5배 가량 매출이 껑충 올랐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에 따른 세제 혜택으로 인해 캐시카우를 일굴 방침이다.

 

이 뿐 아니다. LG화학은 양극재 전 단계 활성화 물질인 전구체 사업도 뛰어들었다. 전북 군산 새만금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회사 형태로 짓기로 했다. 이곳을 2028년까지 고성능 전기차 100만대분의 양극재를 생산할 방침이다. 양극재로 만들어지려면 전구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직접 공장을 지어 가동하는 것이 향후 사업성이 크다는 계산이다.

 

작년보다 올해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사업실적에 잔뜩 기대감을 내비친다. 올해부터 미국 정부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을 본격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분기부터 세제 혜택이 본격 반영되고 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양극재와 관련된 배터리 핵심광물도 IRA 세제혜택에 반영된다. 따라서 LG화학은 글로벌 공급량 확대를 위해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체결국과 양극재 공급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도 포항에 하이니켈 NCA 양극재 전용 공장을 지어 2025년 판매한다. 이는 삼성SDI와 10년간 40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에 따른 것이다. 또 2025년까지 6148억원을 투자해 4만6000톤(50만대분)을 추가 공장을 짓는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착공한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연간 10만5000톤의 양극재를 생산량(캐파)을 보유하고 있다. 9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광양공장을 비롯해 연 1만톤 구미공장, 연 5000톤 중국 저장성 절강포화 공장 등 총 10만5000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또 한번 캐파 확장 소식을 알렸다. 2025년까지 4만6000톤을 늘려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5년까지 전체 27만1000톤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에코프로는 배터리 소재의 신흥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양극재를 비롯해 전구체 사업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최근 국내 양극재 기업으로는 최초 유럽 현지에 생산 공장을 짓는다. 유럽 지역으로 낙점한 지역은 헝가리다. 헝가리는 지리적으로 유럽에 위치하고 있지만 유럽과 아시아 북미 지역의 밸류체인(공급망 구축)을 형성하기 유리한 조건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헝가리 공장이 완공될 경우 연산 10만8000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한다. 이는 연간 전기차 135만대분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뿐 아니다. 포항에 하이니켈 NCA 양극재 공장을 건설해 삼성SDI와 40조원 규모의 10년간 장기계약을 통해 2025년부터 공급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두고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3사가 적극 뛰어들고 있다”면서 “향후 캐파를 지속적으로 늘려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