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왼쪽)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 FETV DB]](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415/art_16814305265361_5b52e7.jpg)
[FETV=권지현 기자] 올해 초 취임한 시중은행장들이 자사주 매입으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통상 최고경영자들(CEO)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 자신감 등으로 읽힌다. 금융지주 전체 순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 수장에 오른 만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새내기 은행장 중 자사주를 매입한 행장은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 취임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취임 약 한 달 후 신한지주 주식 4851주를 매수했다. 행장 선임 이전엔 우리사주조합 계정을 제외하고 따로 신한지주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았던 정 행장은 한 번에 5000주 가까이 사들이며 그룹과 시장에 자신을 알렸다.
정 행장은 이달에도 약 1억3000만원을 들여 신한지주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 3700주를 주당 3만5000원에 장내매수 해 현재 신한지주 주식을 총 8551주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1월 2일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지주 주식을 샀다. 3월에 하나금융지주 주식 100주를 매수한 이 행장은 이달 초 1000주를 주당 4만600원에 추가로 장내매수해 총 1100주를 갖고 있다.
이 행장이 하나금융 주식을 사들인 것은 약 2년 10개월 만이다. 하나금융 그룹재무총괄(CFO)을 지내던 2019년과 2020년, 각각 2번과 1번에 걸쳐 총 1650주를 매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임원 퇴임과 함께 2020년 6월 하나금융 주식 1650주 전량을 매도했다.
수익률은 어떨까. 정상혁 행장이 신한지주 8551주 중 4851주도 3만5000원에 사들였다고 가정하면 현재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13일 신한지주 종가는 전거래일(3만4700원)보다 200원(0.58%) 오른 3만4900원으로, 정 행장의 예상 수익률은 –0.28%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6일 이후 좀처럼 3만5000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 초 배당 확대 기대감을 타고 4만5000원을 넘보는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잇단 해외 은행 이슈에 국내 긴축 종료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반면 이승열 행장은 이익을 봤다. 하나금융 1100주 중 100주도 4만600원에 매수했다고 가정하면, 현재 수익률은 0.37%이다. 13일 하나금융은 전일(4만1500원)보다 750원(1.81%) 하락한 4만750원을 기록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중간배당을 실시한 하나금융도 올 초 은행주 훈풍을 타고 5만3000원대까지 뛰었으나 현재는 4만1000원 안팎을 횡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