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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쓱해진 농협금융...10년만 유증에도 은행 건전성 개선될까

2월 1.1조원 자금투입에도 농협은행 레버리지비율 개선 미미
7년째 '5% 벽' 넘지 못해...대출급증에 외화자산 불어난 영향

 

[FETV=권지현 기자] NH농협은행에 대한 NH농협금융지주의 대규모 자금 지원 효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농협은행은 국내 대형은행 중 유일하게 7년째 단순기본자본비율(레버리지비율) '5%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자본적정성 개선에 상당 기간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 9월 말 기준 레버리지비율 4.34%를 기록했다. 6월 말(4.33%)과 비슷한 수준이며, 3월 말(4.43%)보단 0.09%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레버리지비율'은 은행 건전성 강화를 위한 국제기준 바젤Ⅲ 하에서 등장한 자본완충력 개념이다. 기본자본(Tier1)을 대출자산과 파생상품·부외항목 등 감독목적 재무제표상의 모든 위험노출액(총 익스포져·EAD)으로 나눠 구한다. 국제결제은행(BIS)비율과 함께 금융사의 '위기 대처 능력'을 나타낸다. 은행들이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 자금공급 기능을 담당하면서 BIS비율이 실질적인 자본완충력을 대변해주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금융당국은 BIS비율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지표로서 최근 레버리지비율을 주목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레버리지비율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9월 말 5대 은행 평균(4.95%)보다 0.61%p 낮고, 가장 높은 국민은행(5.46%)에는 1.12%p 뒤처져 있다. 기간을 넓혀도 마찬가지다. 5대 은행이 작년 9월 말 이후 평균 5% 초중반을 기록할 때 농협은행은 이보다 1.0%p 가량 낮았다. 실제 농협은행은 2015년 3월 말(5.05%) 이후 7년 6개월 동안 단 한 번도 5%대 레버리지비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4.0%를 수년째 겨우 넘어서고 있단 얘기다.

 

 

특히 농협은행의 9월 말 레버리지비율은 금융지주가 1조원이 넘는 통큰 유상증자를 단행한 뒤 나온 결과라 더욱 아쉽다. 앞서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해 작년 12월 24일 1조112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주당 6만910원에 1825만8086주를 발행하고 100% 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사들이는 구조다. 주금 납입일은 지난 2월 3일로, 그 다음날 주금납입(유상증자) 효력이 발생했다. 하지만 올 9월 말 농협은행의 레버리지비율은 3월 말보다 떨어지면서 지주의 '1조원 지원'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직접 은행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은 신경분리(신용·경제 사업분리) 이후 10년 만이다. 그만큼 농협은행의 낮은 자본비율이 지주에게도 '아픈 손가락'이었단 방증이다. 실제 농협은행은 레버리지비율 외 BIS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 등 다른 자본적정성 지표는 다른 은행들과 견줘 비슷한 수준까지 개선됐다.

 

그러나 순정자본인 보통주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유독 레버리지비율에서 고전해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농협은행의 단순기본자본비율이 국내 은행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면서 "총 익스포져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고 기본자본 중심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등 단순기본자본비율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조금씩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농협은행의 레버리지비율은 작년 9월 말 4.24%에서 올해 4.34%로 0.10%p 상승했다. 5대 은행 중 이 기간 레버리지비율이 상승한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곳은 1년 전보다 평균 0.51%p 하락했다. 올 들어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이 급증하고 환율·금리 상승 등으로 해외사업장(지점·사업소·관계기업)의 자산이 늘어 총 익스포져가 불어난 영향이다. 이에 농협은행과 5대 은행 평균 수치는 그 격차가 작년 9월 말 1.10%p에서 0.61%p로 대폭 좁혀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사업 확대로 여신과 유가증권 등 총 자산과 총 위험노출액이 증가해 3월 말보다 레버리지비율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지주의 유상증자는 농협은행의 단순기본자본비율을 중장기적으로 제고할 목적으로 이뤄졌는데, 이 비율은 일시적으로 연도 중에는 감소하나 향후 연말에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