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쏘카가 손실 폭을 줄이면서 흑자 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쌓아둔 현금도 많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촉발된 유동성 문제도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다만 1년 전 대비 차입금이 두 배 넘게 증가해 이자 부담이 커진 것과 낮은 가동률은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쏘카는 올해 1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10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손실이 계속되는 셈이다. 쏘카의 적자 행보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의 평가는 우호적이다. 쏘카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의 폭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실제로 쏘카의 영업손실은 2019년 716억원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 700억원이 넘었던 영업손실은 다음 해인 2020년 264억원으로 손실 폭을 500억원 가량 줄였고 지난해엔 200억대 초반으로 낮췄다. 게다가 올해엔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쏘카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빠른 점유율 상승과 효율적인 운영 때문이다. 쏘카의 점유율은 올해 3분기 77.8%로 지난해 말 73.6% 대비 4.2%포인트(p) 늘었다. 지난 2020년 65.7%와 비교해서는 1년 9개월 만에 12.1%p 증가했다.
쏘카의 회원 수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카셰어링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지난 2014년 쏘카 회원 수는 50만명 이었지만 20~30대 젊은 층의 쏘카 이용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쏘카 회원 수는 750만명을 넘었다. 10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15배가 넘는 성장을 이룬 셈이다.
유동성도 풍부하다. 쏘카의 현금성 자산 내역을 보면 2017년 5억원에 그쳤던 단기금융상품은 올해 3분기 기준 96억원으로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154억원에서 150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자가 오르는 데다 레고랜드 사태로 대줄 문이 좁아지면서 현금 쌓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쏘카의 유동성이 늘면서 덩달아 오른 차입금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쏘카가 낸 이자 비용은 올해 3분기에만 1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낸 이자 비용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차입금 만기가 도래할 때 차환을 하게 되면 내야 하는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쏘카의 차입금 규모는 3708억원이다. 차입금 유형별로 살펴보면 담보가 잡힌 유형자산 부채 규모는 총 217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차량렌탈자산 담보 차입금 1234억원, 사용권자산 관련 리스부채 669억원 등이다.
리스부채의 경우 연이자율은 3%에서 높게는 7.67%에 이른다. 차량 구매자금으로 사용한 장기차입금의 경우 5.96%(폭스바겐파이낸셜) 등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올 3분기말 기준으로 리스부채 관련 이자비용은 36억원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차입금 관련이다.
여기에 가동률 문제도 있다. 쏘카의 사업 구조상 장기 대여보단 단기 대여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여 시간이 비는 기간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쏘카의 차량 가동률은 1분기 기준 38% 수준이다. 차량의 가동율이 절반도 채 안되는 셈이다. 2년 전인 2019년 차량 가동율이 33.5%였던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도 아쉬운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쏘카의 차입금이 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라며 “플랫폼 기업으로서는 실적 개선세가 보기 드문 수준이라 올해 4분기엔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