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자동차


현대자동차, 재고자산 급증에도 운전자본부담 없다는데…왜?

재고자산 늘어난 만큼 소진 속도 빨라…원가 관리 차원
고급차종 판매 증가 등 실적 역대급 기록…판매부진 아냐

[FETV=김진태 기자] 올들어 현대자동차의 재고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이례적으로 긍정적이다. 이유가 뭘까. 판매 부진과 연결되는 재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판매량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운전자본에 대한 부담보다 원가 관리 측면이 더 효율적이라는 해석도 있다. 자동차업계가 현대차의 재고자산 증가에 대해 긍정적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로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줄어든다는 점은 앞으로 현대차가 풀어야 할 숙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이후 매 분기마다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 2021년 말 11조6456억원이었던 현대차의 재고자산은 올해 3분기 기준 14조7432억원으로 3조원 넘게 증가했다. 매 분기마다 1조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현대차의 재고자산이 14조원이 넘어선 건 한국채택국제회기준(K-IFRS)이 도입된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재고자산은 기업이 판매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뜻하는데 통상 재고자산이 늘어날수록 기업의 운전자본 부담도 커진다. 이에 기업의 재고자산이 늘어나면 통상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운전자본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쓰지 않아도 될 돈이 빠져나간다는 인식에서다. 

 

하지만 현대차의 재고자산이 최근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업계 안팎에선 부정적인 시선보다 긍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원자재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어 원가 관리 차원에서 재고를 쌓아둔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가 사들인 원재료의 가격변동 추이를 보면 2020년 톤(t)당 1704달러였던 알루미늄은 지난해 2480달러, 올해엔 2832달러로 올랐다. 2년도 채 안되는 기간중 알루미늄의 가격이 t당 1000달러 넘게 증가한 것이다. 구리와 플라스틱, 철광석 등 다른 원자재들도 2년전과 비교하면 20~4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재고 증가를 운전자본 부담이 아닌 원가 관리 측면으로 이해하는 이유다. 

 

현대차의 판매량이 증가 추세라는 점도 재고자산 증가를 좋게 보는 이유로 꼽는다. 통상 재고자산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꼽는 것이 판매 부진이기 때문이다. 재고가 쌓이는 것이 아닌 판매가 안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셈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경우 반도체 난에도 불구하고 판매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7월 32만대를 넘게 팔면서 감소세를 보이던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달엔 35만대를 넘게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다소 줄었지만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4달 만에 판매가 3만대 가깝게 늘었다.

 

다만 미국 IRA 발효로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는다. 현대차가 최근 내놓은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1191대 팔았다. 전월 대비 24.6% 감소한 수치다. 전체 판매대수는 늘었지만 전기차 판매는 뒷걸음질 친 셈이다. 8월부터 시행된 IRA 영향이 본격화된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IRA는 미 정부가 전기차에 보조금(세액공제)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미국 내 공장서 생산된 전기차일 것 ▲전기차 배터리 원료 중 40% 이상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공급된 것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가 전기차를 생산하는 공장이 전부 국내에 있어 세액공제 혜택에서 배제된 상태다. 세액공제 혜택이 최대 7500달러(한화 970만원 가량)에 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들과 경쟁할 때 1000만원에 가까운 짐을 몸에 달고 있는 셈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조지아 공장이 가동되면 IRA에 대응, 세액공제 혜택을 다시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해당 공장은 이르면 2024년 가동될 예정인 만큼, 2년여의 판매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