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26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등하며 1430원마저 돌파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22.0원 오른 수준이다.
환율이 장중 143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17일(고가 기준 1436.0원) 이후 약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이날 오전 9.7원 오른 1419.0원에 개장하자마자 1420원을 돌파했으며, 약 1시간 만에 10원 더 오르며 1430원까지 넘어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례적으로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금리 0.75%포인트(p) 인상)을 단행하는 등 고강도 긴축 정책을 어어가고 있고, 러시아 동원령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연준이 올해 한 번 더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우세하고, 영국의 파운드화까지 급락하며 '킹달러' 현상을 부추겼다. 동시에 유럽의 에너지 수급 위기,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더욱 끌어올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미 연준의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재차 확인되면서 달러화 강세 흐름 역시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라며 "미 연준의 공격적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에 따른 주요국과의 통화정책 차별화 심화, 유럽 에너지 리스크 및 중국 경기 부진, 팬데믹 이후 급격히 증가한 글로벌 부채, 그리고 러시아 일부 동원령으로 촉발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확산 분위기는 최소 연말까지 달러화 강세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3% 이상 폭락하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69.06포인트(p)(3.02%) 내린 2220.94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론 지난 2020년 7월 27일(2217.86)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9.20p(1.28%) 내린 2260.80에 개장한 뒤 장 초반부터 빠르게 우하향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6.99p(5.07%) 내린 692.3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7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020년 6월 15일(693.15)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