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의료기기 업체들이 미래형 헬스케어시장 공략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의료기기) R&D 연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는 가운데 덩달아 의료기기 업체들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또 국내 일부 제약 업체들도 유망벤처 의료기기에 대한 지분 투자도 활발한 편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패권을 둘러싸고 의료기기 업체와 제약회사간 한판승부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GIA(글로벌 인더스트리 에널리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2020년 1525억 달러(197조5000억원) 규모에서 2027년 5088억 달러(659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 18.8%에 이르는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AI 등 지능화 기술의 고도화를 강조하는 4차산업을 미래의료 기술에도 접목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SW 헬스케어 의료기기 업체 매년 증가세 뚜렷...연구개발 활동 박차=최근 AI를 활용한 SW 헬스케어 의료기기 업체들이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비중을 매년 크게 늘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SW 디지털 의료기기 업체수는 2019년 17건, 2020년 21건, 2021년 26건, 2022년 5월 기준 14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SW 의료기기 업체는 주로 ▲질병 예측 ▲예방·치료 ▲진단보조 분야 등에 활발한 연구개발(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특히 이들 3개 분야중 진단보조 분야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진단보조는 AI 기술을 적용해 주로 대뇌 컴퓨터단층(CT) 촬영 영상을 분석해 혈관폐색(혈관 막힘) 진단을 보조, 자궁경부암 진단을 보조하는 제품 등이 개발중이다. 대표적으로 AI 기반 SW 의료기기 업체인 뷰노는 환자의 손을 엑스-레이 영상으로 촬영한 뒤 골연령을 분석하는 의료기기 제품을 2018년 국내 첫 출시했다.
특히 뷰노는 코스닥 의료기기 업체로는 탄탄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2월 코스닥에 입성한 뷰노는 동화약품, 녹십자그룹 지주회사인 GC(녹십자홀딩스)으로부터 전폭적인 투자를 받을 만큼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예방 치료 분야로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우울장애 환자의 자살위험성 평가·예방, 흡연으로 인한 니코틴 의존증상 정신·행동장애를 개선하는 SW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질환예측 분야로는 비소세포 폐암환자 중 특정 시술을 받은 환자의 임상정보와 흉부 CT영상을 기반으로 2년 내 재발 가능성 SW 기술과 예측, 혈압, 심박수, 호흡수, 체온 등의 전자의무기록(EMT) 데이터를 분석해 급성, 심정지 발생을 예측하는 SW 제품 등의 의료기기들이 연구되고 있다.
AI기술을 활용한 SW 의료기기는 환자를 대상으로 정밀하고 사전 예측을 필요로 하는 고도의 의사결정 판단에 적합하다.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정확성의 장점 때문에 향후 대학병원 등 큰 의료기관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아직까진 R&D 단계인 업체가 많은 가운데 향후 상용화 개발에 성공해도 고가격이라는 부담도 적지 않다.

◆ 유한양행·동화약품, 의료기기 투자통해 캐시카우 창출 = 국내 일부 제약사들은 의료기기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캐시카우(수익창출)에 팔소매를 걷고 나서는 등 유망업체 투자에 활발하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국내 전통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동화약품이 있다. 먼저 유한양행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유망 제약·바이오 및 의료기기 업체에 투자한 곳은 대략 30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2020~2021년 동안 유한양행이 유망 의료기기 업체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한 업체는 휴이노(AI기반 웨어러블(착용형) 심전도계, 50억원), 지놈오피니언(분자진단 전문기업 50억원) 등이 있다. 회사는 두 기업을 합쳐 100억원을 투자할 만큼 AI 기반 착용형 심전도계와 질환예측에 활용되는 분자진단 분야에 관심이 높다.
코스닥 업체인 휴이노는 웨어러블 심전도 의료기기 이미 정평이 났다. 국내 최초로 식약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웨어러블 심전도 의료기기에 대한 판매허가 인증 및 수가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또 휴이노는 AI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자동 생체신호 모니터링은 물론 중환자 또는 위급 환자의 상태를 적시에 예측, 진단을 보조하는 것은 기술을 역점을 두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 2018년부터 필로시스(스마트폰 연동 혈당측정기, 20억원), 비비비(체외진단 의료기기, 20억원), 뷰노(AI 기반 영상 의료진단 솔루션, 30억원), 메디쎄이(척추임플란트, 201만8198주(196억원)) 등 266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동아ST는 지난해 3분기 의료기기 관계사인 동아메디케어가 보유한 참메드 주식 76억1600만원치를 전량 인수했다. 동아메디케어는 그룹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100% 자회사다. 참메드는 지난 2005년 설립한 이비인후과 전문 의료기기 업체다. 이비인후과 진료실에서 사용하는 진료대, 진료의자, 호흡기 치료장비, 영상장비, 현미경 등을 주력으로 취급한다.
이같이 지분투자를 통해 인수한 것 외에도 관계사를 만들어 헬스케어 의료기기에 투자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보령(구 보령제약)도 관계인 보령A&D메디칼을 통해 휴대용 초음파 흡입기인 ‘퓨업넵’을 출시한 바 있다.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로 통하는 윤인호 현 동화약품 부사장이 지난 2018년 당시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였던 당시 해당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다.
윤인호 부사장은 동화약품에서 탄탄한 오너 4세를 위한 탄탄한 경영 승계를 받아왔다. 1984년생으로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2013년 동화약품 과장으로 입사했다. 5년 후 2018년 상무로 고속 승진하는 등 동화약품 실전경영 작업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일부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SW 의료기기 업체에 투자하는 이유는 SW 기술을 활용할 경우 정확도 및 치료 개선은 물론 예방적 관점에서 건강 라이프 생애주기에 대한 관리에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