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5일 오전 본관 대회의실에서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상황과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보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 2월 전망에 비해 향후 물가경로의 상방리스크가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인 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연평균 유가 수준이 지난 2월 전망 당시 전제(두바이유 기준 83달러)를 큰 폭으로 상회할 가능성이 큰데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까지 겹쳐 국내 물가의 상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 식량 가격 강세에 따른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 상승도 물가 경로의 상방 위험 요소로 거론됐다.
이 부총재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뒤 5개월간 3%대를 이어오다 지난달에 4%를 넘어섰다. 물가가 4%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이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4일 기준금리를 올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해야 할 뿐 아니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