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우리나라 수입금액 수준이 1년 전보다 20% 넘게 뛰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월 무역지수와 교역조건(달러 기준·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2015년 100 기준)는 1년 전보다 25.5% 올랐다. 2020년 12월 이후 이후 15개월 연속 상승이지만, 오름폭은 전월(34.4%)보다 낮아졌다. 품목별로는 원유·천연가스·석탄과 각종 비철금속 등 전반적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석탄·석유제품의 수입금액지가 65.4% 올랐고, 광산품(44.8%)과 농수산품(35.0%)도 뛰었다.
2월 수입물량지수도 전년 같은 달보다 3% 올라 18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입물량지수는 천연가스·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현물 도입 물량이 축소되면서 광산품(-6.5%)과 제1차 금속제품(-0.5%) 등의 수입 물량이 다소 감소했지만, 반도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리 반도체 수입이 증가하고, 친환경 차 수요 증가에 따른 전기차 운송장비와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2월 수출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19.7% 오른 128.34로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 건설·자동차 업황 호조 영향 등으로 석유·석탄 제품(65.4%)과 1차 금속제품(26.4%), 화학제품(20.2%) 등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2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0% 오른 115.36을 기록,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제1차 금속제품(-8.0%)은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단가 인상에 물량은 다소 감소했지만, 중국·미국·아세안 등으로의 컴퓨터, 전자· 광학기기(20.8%) 수출이 늘어나고, 고부가가치 친환경차 수출이 늘며 운송장비(6.1%)가 증가한 영향이다.
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21.9%)이 수출가격(12.8%)보다 더 크게 오르며 전년 동월 대비 7.4% 하락했다. 11개월 연속 하락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2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6.0%)가 상승했으나 순상품교역조건지수(-7.4%)가 하락해 전년 같은 달보다 1.8% 하락하며 2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