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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곳간' 채운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자 입지 굳히기 잰걸음

투자유치하고 플랜트 팔아 1.8조 현금 비축
‘충북 진천’에 폐기물 매립장 부지 물색 중
몸값 1조 EMK 인수 검토...‘투트랙’ 전략도

[FETV=김진태 기자] SK에코플랜트가 곳간에 현금을 쌓아가고 있다. 환경 사업자로서 확고한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환경 폐기물사업 최적지로 손꼽는 충청북도 진천군에 폐기물 매립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매립장을 짓고 직접 운영에 나선다는 셈법이다. 인허가 규제로 폐기물 건설이 쉽지 않을 경우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 인수를 노린다는 ‘투트랙’ 전략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 초청해 5000억원 투자금 확보…플랜트 사업부문도 매각=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최근 투자유치 움직임을 보인다. 재무적투자자(FI)를 초청해 5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잠재적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잠재적 원매자를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투자유치)검토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SK에코플랜트 매출 절반이 넘는 플랜트 사업 부문도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증권과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4500억원에 달한다. 곳간에 쌓아 둔 현금 8237억원(지난해 3분기 기준)까지 더 하면 모두 1조7737억원의 돈이 쌓인 셈이다.

 

SK에코플랜트가 쌓은 1조8000억원에 가까운 돈은 환경 사업자로서 지위 선점을 위해 사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환경 사업자로서의 확고한 지위 선점을 주문해서다. 박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국내 1위 환경 사업자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볼트온 전략을 지속 추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광혜원·죽현·음성·문백 中 1곳 유력…국토 중심부 위치해 운반비 절약=SK에코플랜트의 현금 사용처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폐기물 매립장 건설이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020년 6월 코엔텍·새한환경 인수를 시작으로 환경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SK에코플랜트는 볼트온 전략을 구사하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10개의 환경 관련 기업을 사들였다. 볼트온 전략은 유사 업체 혹은 연관 업종의 기업을 추가로 인수합병(M&A)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경영 전략을 뜻한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환경 폐기물사업 최적의 입지로 손꼽는 충북 진천에 매립장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고 있다. 진천군 안에는 광혜원산업단지, 죽현일반산업단지, 음성하이텍일반산업단지, 문백태흥산업단지 등 다수의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다. 업계에서는 이 중 주거지역과 거리가 멀어 지역사회의 반발이 적은 곳이 유력후보라고 분석한다.

 

SK에코플랜트가 매립장 부지로 충북 진천을 선정한 것은 반경 180km 내에 휴전선 이남 대한민국 영토 대부분이 위치해 있어서다. 이는 동선 거리를 줄이면서 폐기물 운반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폐기물 매립 사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지역주민의 반발로 당국의 인허가 받는 게 쉽지 않다. 인허가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플랜B ‘EMK’ 인수…충북 진천에 폐기물 매립장 보유 이점=SK에코플랜트는 이를 대비해 플랜B로 EMK 인수를 검토 중이다. EMK가 충북 진천에 다수의 폐기물 매립장을 지니고 있어서다. EMK가 폐기물 처리 시장에서 SK에코플랜트의 뒤를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한 것도 인수를 검토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실제 EMK의 폐기물 처리량은 일일 기준 500t으로 SK에코플랜트(970t)에 이어 두 번째다. 충북 진천을 비롯해 경기 안산시, 충북 청원군, 울산광역시, 전북 익산 등 전국 11개 지역에 폐기물소각장과 매립장을 운영하고 있다. EMK의 몸값은 최대 1조 규모로 추정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박 대표가 취임 이전부터 환경업계 인수합병 전략을 이끌었던 만큼 인수합병 전략에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면서도 “최근 투자금융업계에서 EMK 인수설과 관련해 말이 나오고 있지만 SK에코플랜트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