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신한투자증권에서 약 13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장내 선물 매매에서 비롯된 것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업무 중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은 개인 일탈과 조직의 성과주의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원인중 하나로 '성과급' 체계가 거론된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모 본부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12억4300만원의 보수를 받은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회사 내에서 네 번째로 높은 보수였다. 지난 2021년에는 19억1700만원으로 회사 내 '연봉킹'으로 꼽히기도 했다. 본인을 '연봉킹'으로 만든 회사 성과급이 직원들에게도 높은 성과를 목표로 삼게 하고, 단기적 성과와 보수를 높이기 위해 본연의 중립적 역할에서 벗어나 과도한 선물 매매를 시도하게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사건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법인선물옵션부 내 담당 과장과 부서장에 이어 홀세일그룹 대표도 보직해임 당했다. ETF LP의 역할은 본래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고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1만 계약(약 8000억원 규모)이라는 넓은 거래 한도가 부여된 상황에서, LP 부서는 리스크 관리를 등한시하고 더 큰 수익을
반도체 라이벌 삼성과 SK가 최근 인공지능(AI) 영역에서도 엇갈린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이 좀 더 내실을 다지는 쪽을 선택했다면, SK는 좀 더 외연을 넓이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삼성 AI 포럼 2024'을 지난 4, 5일 이틀간 개최했다. SK도 같은 기간 'SK AI 서밋 2024'를 개최했다. 두 행사 모두 인공지능(AI)에 관련된 행사다. 하지만 삼성은 AI 포럼을 비공개로 진행한 반면, SK는 AI 서밋을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행사로 진행했다. 양사는 지난 몇년간 비슷한 행사를 이 시기에 치뤄왔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AI 포럼을 열어 올해로 AI 행사만 8회째다. SK는 지난 몇년간 SK ICT 테크 서밋, SK 테크 서밋 등을 개최했다가 올해부터 SK AI 서밋으로 이름을 바꾸고 AI를 주제로 행사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AI 포럼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올해 삼성은 산학계 관계자만 초청해 비공개 형태로 진행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AI 포럼에 요수아 벤지오를 비롯해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옥스퍼드대학교 등에서 세계적인 AI 석학들과 AMD, 메타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AI 전문가들을 초청했
플레인바닐라(Plain-Vanilla). 평범함, 꾸밈없는 기본형을 뜻하는 관용어구다. 은행업권에 적용하면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계약조건의 금융상품'이라는 의미다.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와 오토론, 급전·생활비대출 등이 이른바 플레인바닐라 상품이다. 사실상 은행 대부분의 금융상품이자 막대한 이익의 주된 공급원이다. 이달 29일을 끝으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3분기(7~9월)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고금리 잔존 효과 덕분에 이번 분기에도 호황을 누린 이들은 정부 눈치를 보느라 '역대급 순익 달성' 대신 금리인하로 인한 '이익 감소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미소까지는 감추지 못했다. "고새 얼굴이 왜이리 좋아졌냐"는 기자의 물음에 한 5대 은행 관계자는 "실적이 잘 나와 마음이 편해서 그런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5대 은행에 속하지 않은 다른 은행들도 이번 성적으로 웃을 수 있을까. 아니, 호실적 홍보에 '애써' 힘을 뺄 수 있을까. 현재 국내엔 시중·지방은행과 국책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해 19개 은행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35.7조원이다. 상위 5개 은행의 가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불편이 가중되자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문제가 재 점화되고 있다. 최근 끝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이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서울시보건협회·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9개 단체가 모여 결성한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는 지난 28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 건강을 위한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논의를 위해 정부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을 촉구하면서 김 의원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시민네트워크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안전상비약 품목을 확대하면 현재 의정사태로 인한 의료공백을 어느 정도 메꿀수 있다고 주장한다. ‘안전상비의약품 약국 외 판매 제도(안전상비약 제도)’는 약국 영업 외 시간에 국민들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2년 도입된 제도로, 병원과 약국이 영업하지 않는 공휴일과 심야 시간대에 안전상비약 구입에 따른 국민의 불편을 해소해 주기 위해 마련됐다. 안전상비약은 주로 경미한 증상에 대한 자가 치료를 위한 약품으로, 사용이 간편하고 안전성이 높다. 그러나 사용자가 스스로 판단하여 약을 선택해야 하므로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
‘스하리1000명 프로젝트’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 스하리1000명 프로젝트는 메타가 X(트위터)를 겨냥해 만든 SNS채널 ‘스레드’에서 각 계정 팔로워수 1000명을 만들자는 프로젝트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타 SNS채널에 비해 아직 블루오션인 스레드가 최근 각광받으며 이 프로젝트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하리’는 ‘스레드 팔로우’, ‘하트(좋아요)’, ‘리포스트(다시 게시)’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줄임말로 이 세가지를 행동을 한꺼번에 했을 때 “스하리했다”고 표현한다. 팔로워 수가 1000명을 넘으면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소문도 있지만 팔로워 수를 늘리고 상호작용을 활발히 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호 ‘스하리’를 통해 팔로우하고 좋아요를 눌러주며 게시물 리포스트를 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홍보 업무를 하다 보니 SNS를 꾸준히 접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SNS를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다. 내 개인 사생활을 왜 남들에게 공개해야할까 ? 남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다보니 조금은 포장하고 조금은 덧칠한 그럴싸한 모습으로 비춰지도록 신경을 쓰게 된다. 그리고 나보다 잘나가는, 더 행복해보이는 모습들
억울한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과거에 얽매여 같은 자리를 선회할 뿐이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억울한 일로 주홍글씨가 찍히게 되면 지난날 상처를 극복하고 더 나은 기업이 되기 어렵다. 여기 하자 판정을 받은 수많은 건설사들이 억울함을 토로한다. 공동주택의 하자 문제를 다루는 하자심의위원회(하심위)는 입주자와 건설사 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중재 기관이다. 입주자들이 하자가 발생할 경우 하심위에 신청하면, 하심위는 현장 조사를 통해 하자 여부를 판정한다. 전문가들이 참여해 심사를 공정하게 진행하지만, 건설사들은 하심위의 절차와 기준에 불만을 제기한다. 먼저 하자 판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하자가 발생한 시점과 구조물의 종류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하지만, 명확한 지침이 없어 혼란을 겪는다는 것이다. 한 가구에서 발생한 하자를 모든 가구에 동일하게 적용해 통계 수치가 실제보다 과장된다는 불만도 있다. 예를 들어 3000가구 중 한 가구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3000가구에 하자가 발생한 것처럼 집계된다. 또한 건설사들은 입주민들과의 합의가 이뤄진 경우에도 하자 통계에 포함되는 점을 억울해한다. 하심위가 합의를 인정하지 않으
최근 '삼성전자 위기론'에 대해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위기론이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진짜 위기는 실적이 아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도 지금의 실적보다는 삼성전자가 가진 장점을 잃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적 자체는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회복되면 오히려 회복될 문제다.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로 보이는 삼성전자는 여전히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여전히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그 상황이 예전 같지는 않다. 메모리 반도체 영역에서 글로벌 2위인 SK하이닉스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지형에서 2위권을 달리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회사들의 약진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이런 2위 업체들에게서 현재 삼성전자가 보여주지 못한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단점은 시장 점유율은 1위지만,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영역에서 가장 높은 기술력으로 가장 좋은 제품에 사용되는 것은 바로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이 중 5세대로 불리는 최신 'HBM3E' 제품에서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
2021년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관인 맥킨지(McKinsey)는 고령화시대에 고령층 대상 사업을 제시한 바 있다. 맥킨지가 제시한 고령층 관련 사업 분야는 크게 4가지로 나눠진다. 첫째, 보장(Protection: 질병과 상해로부터의 위험 보장) 사업, 둘째, 돌봄(Assistance: 노인요양과 실버타운 서비스 제공) 사업, 셋째,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신탁, 주택연금 등) 사업, 넷째, 웰빙(Well-being: 교육, 건강, 여행 등 사회 ·여가 활동) 관련 사업이 그것이다. 베이비붐 1세대(1955~1963년생) 인구 약 700만명과 2세대(1964~1974년생) 인구 약 950만명 모두 65세 이상 되면 그 수가 2040년경에는 전체 인구수의 3분의 1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30대부터 50대까지의 인구수를 합한 규모와 거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조의 고령화로 인해 기존 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조를 짜기 시작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맥킨지가 제시한 고령층의 삶에 관한 4개 사업 분야를 염두에 두고 미래 고령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비붐 세대의 행태와 니즈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
롯데그룹에게 ‘일본’은 한때 곤혹스러운 단어였다. 지난 2015년 창업주인 신격호 고(故)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국적 논란’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롯데의 국적이 한국이냐 일본이냐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이때 신 회장이 직접 나서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고 선언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롯데지주 설립과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당시 한국에서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계열사는 호텔롯데였다. 그리고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광윤사로 이어졌다. 이를 끊어내기 위해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국내 계열사를 포진시키고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본 지분을 희석시키고자 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고 있지만 롯데지주 설립과 함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 내에서조차 ‘일본’은 금기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일어난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따른 영향도 있었을 거다. 그러나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기류가 변화했다. 물론
3년마다 찾아오는 비용 청구서,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의 또 다른 이름이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3년 주기로 카드사의 적격비용을 산정해 책정된다. 적격비용은 자금조달비용, 일반관리비, 결제대행사(VAN) 수수료 등이 고려된 최소한의 수수료 원가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처음 도입된 건 지난 2012년이다. 정부는 과거 가맹점 협상력 차이 등에 따라 영세가맹점의 수수료가 높아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의견에 공감, 여신전문금융법을 개정해 적격비용에 기반한 카드수수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을 통해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시행, 총 4차례에 걸친 수수료율 재산정을 통해 영세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은 많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우대가맹점 기준(연매출 2억원 이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12년 말 1.5%에서 2021년 말 0.5% 감소했다. 영세가맹점의 비용 경감이라는 정책적 목적은 성과를 거뒀지만, 총 4차례에 걸친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카드사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2019년부터 연매출 10~30억원 업체까지 포함됐다. 전체 가맹점 중 96%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