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올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였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롯데와 신세계의 맞대결로 재편됐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달앱 시장의 2위 요기요의 본입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 외에도 본입찰 참가 기회가 열려있는 만큼 더욱 예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 17일 본입찰…예비입찰서 SSG닷컴 등 5곳 참여=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요기요의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오는 17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4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신세계그룹의 SSG닷컴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베인캐피탈·퍼미라 등 5곳이 참여했다.
다만 예비입찰 응찰 여부에 관계없이 본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면서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롯데·GS 등이 본입찰에 도전하거나 커머스사업을 육성 중인 I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이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매각 대상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하 DHK) 지분 100%다. 지난해 12월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8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서 낸 기업결합신고를 심사한 결과 조건부로 기업결합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요기요를 운영하는 자회사인 DHK 지분 100%를 6개월 안에 제3자에 매각하도록 했다. 불가피한 경우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DH CEO는 지난해 말 공정위의 조건을 승인하며 “한국에서 자회사인 DH코리아를 매각해야 하는 조건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라며 “놀라운 고객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수년 간 협업과 탐구를 한 DH코리아에 개인인적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라고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요기요를 통해 유통과 라스트마일을 연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인수전) 최종 참여 여부는 인수조건 등을 살펴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과 GS리테일, SK텔레콤 등은 막판까지 고심했지만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요기요 배달앱 2위 위상 '흔들'…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영향=요기요는 국내 배달앱 시장 2위 업체로 20% 중반대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음식 배달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 59.7%, 요기요 23.8%, 쿠팡이츠 15.2%다. 어떤 기업이 인수하더라도 단번에 배달앱 시장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는 셈이다.
요기요의 몸값은 당초 배달의민족의 절반 수준인 2조원대로 알려졌으나 협상 과정에서 1조원대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지난해 매출 3530억원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4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성을 내고 있다는 점은 매력적 요소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대기업과 시너지를 낼 만한 요인이 뚜렷하지 않고 배달앱 시장 내 애매한 위치도 약점으로 꼽힌다. 또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은 시장 점유율 50%가 넘어 요기요와는 점유율 차이가 크게 난다. 점유율 3위인 쿠팡이츠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SSG닷컴이 적격후보 명단(숏리스트)에 포함된 만큼 이베이코리아 매각 결과에 따라 요기요 인수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에게 이베이코리아가 넘어간다면 신세계입장에서는 요기요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롯데그룹으로선 몸값이 최소 3조원 중반대로 거론되는 이베이코리아를 산 뒤 매각가가 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요기요를 무리해서 인수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요기요 인수를 통한 활용법을 검토하다 결국 예비입찰에 불참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가 신세계그룹에게 인수될 경우에는 롯데가 요기요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인수전 향방이 복잡해질 수 있다. 롯데그룹이 온라인 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통해 경생사의 인수를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요기요, 가치 높이기 '총력'…개발, IT인재 대규모 채용=요기요는 매각을 앞두고 가치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개발 인력을 집중적으로 확보해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요기요는 지난달 배달앱 시장을 함께 이끌 IT 핵심 인재를 확보하여 연구개발(R&D) 조직을 최대 1000명까지 확대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R&D조직은 핵심 우수 IT인재 확보를 통해 3년 내 최대 1000명까지 몸집을 키운다. 소비자에게 밀접한 생활필수앱으로 자리매김한 배달앱은 특히 더욱 고도화된 기술을 요하는 서비스인 만큼 체계적인 기술 개발 조직으로 새롭게 확대 개편해 요기요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현재 요기요가 운영 중인 차세대 딜리버리 서비스 ‘요기요 익스프레스’에 적용되는 국내 AI 딜리버리 시스템 기술을 집중 개발할 별도 전담 조직도 꾸려진다. 주문부터 딜리버리까지 현재보다 한층 더 정교한 딜리버리 기술이 집약된 시스템을 적용해 요기요의 레스토랑 파트너는 물론 고객 모두의 주문 경험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요기요는 우수 개발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 대열에도 본격 합류한다. 전체 R&D센터 인력에 대해 평균 연봉 인상률을 예년보다 2~3배 이상 높게 책정해 최대 2000만원까지 인상 지급한다.
이는 개발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최근 치열해진 개발 인력 확보 경쟁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이 외에도 요기요는 자사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은 물론 소규모 개발 조직 인수 등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조현준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는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인 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개발 경쟁력 확보를 통해 우리 구성원과 회사는 물론 요기요 고객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만족해 나갈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