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업은행 사외이사 인사 '후폭풍'...노조 "금융위·은행장이 기만"

노조추천 인물 임명 불발...다시 노사갈등 구도로

 

[FETV=유길연 기자] IBK기업은행의 사외이사 인사가 완료된 가운데, 당초 관심을 모았던 노조추천 인물 임명이 불발됐다. 노조가 크게 반발하면서 ‘노조추천이사제’를 둘러싸고 노사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9일 입장문을 내고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물거품이 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철저히 노동조합을 기만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은 작년에 윤 행장과 은 위원장이 IBK 노동조합에 약속한 사항이다”라며 “윤 행장은 수출입은행의 노조추천이사제 실패 사례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윤 행장이 약속한 것과 달리 수출입은행의 사례와 비슷한 형식으로 금융위에 최종 후보를 전달했고, 이로 인해 노조추천 후보가 탈락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책은행의 사외이사 선임은 은행장이 사외이사 후보를 금융위에 추천하고 금융위가 임면하는 구조다.  

 

앞서 수출입은행 노조는 작년 1월 복수의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은행 측에 전달했다. 수출입은행장은 노조가 추천한 1인을 포함해 4인의 인사를 기재부에 제청했지만, 기재부장관은 노조가 추천한 1인을 배제하고 사외이사를 임명했다. 

 

윤 행장도 이와 다르지 않게 노조가 추천한 인사 1인을 포함해 4인을 금융위에 제청했고 은 위원장은 끝내 노조 추천 1인을 부적격 사유로 배제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금융위에 제청한 인사 가운데 노조 인물을 한 명만 포함시킨 것은 결국 처음부터 제외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중 삼중의 약속을 해놓고도 집권세력은 기어이 신의를 저버렸다”며 “IBK 노동조합은 금융노조, 한국노총과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윤 행장은 작년 취임 당시 노조추천이사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노사공동선언문에 합의했다. 이에 기업은행은 노조추천 이사의 제도화에 앞서 노조가 추천한 인물을 은행장이 금융위에 제청하는 형식으로 합의를 이행하기로 했다. 

 

윤 행장은 지난 2월 사외이사 선임을 앞두고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 직원(노조)을 포함하여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견을 듣고 있다”며 노조가 추천하는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복수의 인물을 사측에 추천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사상 최초로 노조가 추천한 인물이 이사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관심이 집중됐다. 만약 일이 성사된다면, 다른 국책은행을 포함해 은행권에도 노조 추천 사외이사 임명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8일 금융위는 공석이었던 기업은행 사외이사 두 자리에 모두 사측 인물을 선임하면서 노조추천 인물의 이사 임명은 좌절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은 금융위의 권한이라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