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2026년 정기인사에 앞서 CJ제일제당 수장으로 올라선 윤석환 대표가 최근 ‘파괴적 혁신’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면적인 체질 개선으로 사업구조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이에 FETV는 재탄생을 예고한 CJ제일제당의 과거를 살펴보고 현재를 진단해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
[FETV=이건우 기자]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에 전문성을 지닌 윤석환 대표를 필두로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2024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이오부문이 외부 악재로 인해 2025년 부진한 성적을 거둔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사업과 조직의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윤석환 대표가 낙점된 배경이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은 1964년 김포공장의 글루탐산나트륨(MSG) 생산으로 시작됐다. 본격적인 수익 구간에 진입한 것은 1991년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공장 준공 이후다. 단순 식품 원료 생산을 넘어 라이신·트립토판·핵산 등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을 선점하며 글로벌 '그린 바이오(Green Bio)'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발효 기술 고도화와 해외 생산 거점 확대를 통해 산업 소재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인도네시아·미국·중국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며 규모의 경제를 형성했고, 2010년대 중반 이후 글로벌 축산 시장 성장과 맞물려 바이오 부문은 식품사업 대비 높은 수익성을 확보한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이후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이어졌다. 2016년 중국 기능성 아미노산 업체 '하이더' 인수 등을 통해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고, 미생물 발효 기술을 활용해 생분해 플라스틱(PHA) 등 '화이트 바이오'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레드 바이오'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특히 바이오 부문은 CJ제일제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현금을 창출하는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맡았다. 2019년 2조원이 투입된 미국 슈완스(Schwan's) 인수 당시, 늘어난 비용 부담을 바이오 부문의 수익으로 상쇄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식품 사업은 대규모 인수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약 3430억원(영업이익률 4.3%)에 그치며 수익성이 둔화된 상태였다. 반면 바이오 사업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연간 영업이익 23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당시 전사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8.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회사 전체의 이익 감소폭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바이오 부문의 이 같은 '현금 창출(Cash Cow)' 능력은 지난 2024년 다시 한번 입증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CJ제일제당 바이오 부문은 연간 매출 약 4조2100억원, 영업이익 337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2023년) 영업이익 2513억원 대비 약 34% 성장한 수치다.
당시 바이오 사업을 이끌던 윤석환 대표는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알지닌, 히스티딘 등 고수익 ‘스페셜티(Specialty)’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했다. 실제로 스페셜티 품목 매출 비중이 21%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외형보다는 철저히 수익성을 따져 자원을 배분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2025년 들어 경영 환경은 급변했다. 중국 업체들의 덤핑 공세와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맞물리며 과거의 ‘점유율 경쟁’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2025년 자산 가치 하락 등으로 약 1조1112억원 규모의 영업외손실을 기록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 같은 실적 환경 속에서 CJ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바이오사업부문 대표인 윤석환 대표를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룹이 기존 정기 인사와 분리해 CEO 인사를 선제적으로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실적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경영 리더십을 앞당겨 정비하겠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하반기 바이오사업부 매각 계획을 철회하고 피드앤케어(가축사료) 사업을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부문을 매각 하면서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윤 대표는 바이오 사업에서 범용 라이신 비중을 더욱 축소하고 스페셜티를 강화하는 고도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식품 사업 등 전사 영역에서도 수익성이 낮은 비효율 SKU(운영 상품 수)를 정리하고 유휴 자산을 유동화하여 내실을 다지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윤 대표는 바이오 남미사업과 글로벌 마케팅을 비롯해 기술연구소장, R&D 총괄을 역임하며 바이오 사업 전반에 걸친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그린바이오 사업의 방향성은 항상 일관되게 추진 중이며 중국 업체들의 덤핑 공세에 대응해 라이신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늘려가는 사업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어 "윤 대표가 강조한 혁신은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 등 회사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지가 담긴 것" 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