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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클로즈업]CJ대한통운 새사령탑 강신호 ‘체질개선·ESG’ 경영해법은?

CJ대한통운, 29일 정기 주총 열고 강신호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
비대면 수혜에도 수익성 악화...과로사 겹치며 ESG 평가도 하락

[FETV=김현호 기자] CJ대한통운이 이달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강신호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박근희 부회장이 택배기사 사망사고 논란 끝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교통정리에 나서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산재 예방과 더불어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있어 강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진 모양새다. CJ제일제당 대표 시절 K-푸드 구축에 나서며 황금기를 이뤄낸 강 대표가 CJ대한통운의 체질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신호 체제 구축하는 CJ대한통운=CJ대한통운은 정기 주총에서 강신호 대표를 비롯한 사내·외 이사를 선임한 등 주요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지난 2002년, 삼성에서 CJ그룹에 합류했고 CJ그룹의 인사팀 팀장, CJ제일제당 경영지원실 실장, CJ프레시웨이 대표, CJ제일제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부사장시절이던 2019년에는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고 1년 만에 CJ대한통운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강신호 대표는 이재현 CJ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수백억 원대의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 중이던 지난 2016년, 광복절 특사 이후 CJ프레시웨이의 대표를 맡고 있던 강 대표를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으로 인사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계열사 대표보다 낮은 직군이지만 CJ그룹 내 제일제당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영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신호 대표는 주로 식품사업에 몰두하며 이 회장의 식품사업 비전인 ‘한식의 세계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의 글로벌 확산을 도모했다. 또 중국과 베트남, 유럽 등에는 비비고 만두 생산공장의 생산체제를 강화하며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나서며 회사의 부담을 덜어내기도 했다. 그는 CJ제일제당이 잇따른 인수합병(M&A)으로 부채부담이 높아지자 서울 가양동 부지, 영등포공장 부지 등 유휴자산을 잇따라 매각했고 자회사인 CJ아메리카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CJ제일제당은 비상경영체제로 확보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그 결과, 2019년 3분기 기준 9조4000억원에 달하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6조7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또 강 대표 체제 1년 만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1.6% 증가한 1조359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 강신호號, 실적회복·ESG 경영 숙제로=강신호 대표는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의 잇따른 사망사고로 논란이 커진 과로사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숙제가 있다. 과로사로 인해 촉발된 분류인력 투입비용은 악화된 영업이익률에 재를 뿌리게 됐고 ESG 경영의 평가절하도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조7811억원, 영업이익은 32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3.5%, 5.9% 증가한 수치다. 주요부문의 실적이 모두 하락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택배사업만 유일하게 성장했다. 이 사업은 전년대비 40% 증가한 12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특히 CL사업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가장 많은 흑자를 올린 사업이 됐다.

 

 

지난해 택배사업은 CJ대한통운의 ‘효자’ 노릇을 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지난 4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8000억원을 넘겼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5.4%)보다 줄어든 4.0%에 그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예년 수준보다 도급과 간선비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택배비 인상 카드를 꺼내들며 수익성 회복에 나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8만여 고객사에 소형택배 기준 계약단가를 250원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과로사 문제가 촉발된 상하차 작업환경개선과 택배기사의 수수료 인상 등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요금인상은 연간 영업이익 전망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영업실적에 택배 분류 인력 추가 투입 등 비용 증가요인이 반영되겠지만 2분기부터 예상보다 강한 택배요금 인상이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로사 문제로 ‘빨간불’이 켜진 ESG경영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분류된다. 앞서, 올해 초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6명의 택배기사가 사망한 CJ대한통운에 대해 ESG 등급 가운데 사회책임경영(S)부문을 B+에서 B등급으로 하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