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유길연 기자] 지난해 12월 증가세가 한풀 꺾였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올 초 다시 급증하고 있다. 은행의 신용대출 빗장이 풀리자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생활자금 수요 등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 현재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101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133조6482억원)에 비해 4 영업일 만에 4534억원이 불어났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이 지난해 12월 31일 1048건에서 7일 1960건으로 약 두 배 늘었다. 이에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총 7411개, 마이너스 통장 잔액(46조7721억원)도 2411억원 급증했다.  

주요 은행은 작년 연말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일시적으로 신용대출을 문턱을 높인 바 있다. 주식투자·주택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신용대출이 4조8495억원이나 불어난 탓이다. 

은행은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함께 직장인·전문직 신용대출의 한도와 우대 금리를 축소했다. 또 ‘한시적 신용대출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방법도 시행하면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이에 12월 한 달 동안 신용대출 잔액은 11월 말에 비해 오히려 443억원 줄었다. 

하지만 연초가 되자 주요 은행들은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일부터 신용대출 신규 접수를 다시 받기 시작했고, 같은 날 국민은행은 최대 2000만원으로 제한했던 신용 대출 한도를 풀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지난 5일과 7일 비대면 신용대출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