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유통


"이마트 매직 찾아라"...롯데마트, 컨설턴트 출신 구원투수 승부수

강희석 이마트 대표, 컨설팅회사 출신...이마트 성공적으로 이끌어
강 대표, 이마트 이어 SSG닷컴 겸직..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 중책
롯데쇼핑, BCG 컨설턴트 출신 강성현 전무 롯데마트 대표 발탁
순혈주의 깨고 주요보직에 외부인사 영입...HQ기획전략본부장도 외부 인사 발탁

 

[FETV=김윤섭 기자] 롯데마트가 순혈주의를 버리고 외인부대 출신 용병(?)을 사령탑에 앉혀 신선한 화제다. 주인공은 컨설턴트 업무로 잔뼈가 굵은 롯데네슬레코리아 전 대표 강성현이다. 그는 사실상 롯데마트를 코로나19발 불황 위기를 조기 진압할 구원투수다.

 

롯데마트가 구원투수를 외인부대 출신으로 앉힌 것은 이마트가 지난해 컨설턴트 출신 수장을 구원 등판시켜 매출와 영업이익 등이 살아나는 등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지휘봉을 잡은 신임 강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취임 직후 과감한 혁신전략을 통해 체질개선과 실적 등 두마리 토끼를 단박에 잡은 만큼 롯데마트의 턴어라운드 를 주도할 강성현의 매직쇼를 희망하고 있다.

 

◆ 롯데쇼핑, BCG 컨설턴트 출신 강성현 전무 롯데마트 대표 발탁=롯데는 앞서 지난달 26일에 단행한 ‘2021년 임원인사’를 통해 유통전문가로 통하는 강성현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전무)에게 롯데마트 수장이란 중책을 맡겼다. 그간 순혈주의로 불릴만큼 롯데맨을 중요시 했던 그룹의 특성상 과감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 대표는 1970년생으로 프랑스 유통업체 프로모데스그룹, 한국까르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유통·소비재프로젝트 팀장을 거쳐 2009년 롯데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발탁됐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롭스(롯데 H&B) 대표를, 2018년부터 2020년 11월까지는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강 대표는 롭스 사업 설립을 주도해 후발주자였던 롭스를 시장에 안착시킨 것은 물론, 10년간 적자였던 롯데네슬레의 흑자전환(2019년)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강 대표는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인사에 앞서 롯데그룹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던 영입은 지난달 HQ(헤드쿼터)기획전략본부장에 BCG 출신의 정경운 상무를 선임한 점이다.

 

HQ기획전략본부는 롯데쇼핑 내 유통 계열사인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롭스 등 5개 사업부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이 자리에 외부 인사가 영입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연말인사에서 과감한 영입과 쇄신인사를 단행할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 순혈주의 깨고 주요보직에 외부인사 영입...HQ기획전략본부장도 외부 인사 발탁=그동안 정통롯데맨을 중용했던 롯데그룹이 외부에서 영입된 강 대표에게 롯데마트를 맡긴 이유는 롯데마트가 적자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과 더딘 회복에 일본 제품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으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8년 롯데네슬레코리아를 맡아 과감한 혁신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낸 강 대표의 능력을 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강대표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롯데마트는 현재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뒤쳐진 마트3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롯데마트 매출액(6조3310억 원)과 영업이익(250억 원 적자) 등 규모 면에서 이마트(매출액 11조395억 원, 영업이익 2827억 원), 홈플러스(매출액 7조3002억 원, 영업이익 1602억 원) 등에 밀린다.

 

올해는 코로나19 타격에 9개 점포를 폐점하고 연말까지 12개 매장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도 나서고 있어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또 올해 본격적으로 출범한 롯데온과의 시너지 확대, 구조조정 마무리 등의 작업도 강대표가 맡게 될 중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강대표는 네슬레 시절 경영 능력을 발휘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전략과 현장경험을 두루 갖췄고 평소 온화한 리더십으로 직원들로부터도 평가가 좋은 인물인만큼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 강희석 이마트 대표, 컨설팅회사 출신...이마트 성공적으로 이끌어=롯데의 이번 파격 인사를 두고 지난해 이마트가 과감한 외부인사 영입으로 혁신에 성공한 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베인앤드컴퍼니 출신 강희석 대표를 수장으로 영입하면서 과감하게 체질개선에 나섰다. 젊은 이마트로의 변화를 강 대표에게 맡긴 것이다.

 

강희석 대표는 취임 이후 전문점 사업을 필두로 공격적인 혁신에 나섰다. 유통업계가 코로나속에서 몸집 줄이기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반면 전문점 사업을 재정비하고 기존점을 리뉴얼해 경쟁력을 높이는 등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실적을 이끌었다. 이에 올초 목표로 밝힌 연매출 21조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특히 강희석 대표가 취임 이후 가장 공을 들인 전문점 사업의 실적 개선이 눈에 띈다. 코로나 사태로 집밥 수요가 급증하면서 창고형 할인점 '트라이더스'가 큰폭으로 성장했고 노브랜드,SSG닷컴 등 자회사들이 고르게 성장세를 보였다.

 

강희석 대표가 전문점 사업 수술에 돌입한 이후 올 상반기 전문점 영업손실은 25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05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올해 전체로 봐도 지난해 절반 이하인 300억원대에 영업손실이 전망된다.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재원은 기존점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등 집객력을 갖춘 전문점이 그 대상이다. 지난달 기준 노브랜드 매장은 270여개로 50여개 늘어났고 일렉트로마트도 47개로 6개 매장이 추가로 문을 열었다. 노브랜드의 경우 전문점 전체 매출에 7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는 평가다.

 

강희석 대표가 이마트와 함께 맡게 될 SSG닷컴은 올 3분기 전년대비 영업이익을 204억원 개선한 3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도 100억원 이상 적자 폭을 줄여, 향후 수익성 확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총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9803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기존점 성장과 더불어 자회사인 SSG닷컴, 이마트24 등의 실적 개선을 통해 3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그로서리 차별화, 고객중심 매장 등 본업 경쟁력 확대와 수익 중심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끈 강희석 대표의 다음 과제는 SSG닷컴의 성장과 이마트와의 시너지 확대를 이끄는 것이다. 쿠팡과 네이버 아마존과 손을 잡은 11번가, 롯데온 등 이커머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만큼 강희석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통의 유통 라이벌이 컨설턴트 출신의 수장을 대표로 내세운만큼 향후 전략경쟁이 주목되는 가운데 향후 두 대표의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