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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우리사주조합, 지분 1.73% 확보...사외이사 선임은 '불투명'

 

[FETV=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KB금융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이사회와 우리사주 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다만 외국인 주주들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계최대의결권 자문사 ISS가 우리사주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면서 사외이사 후보의 이사회 입성은 불투명해졌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총 161만6118주를 추가 확보 했다고 9일 밝혔다. 조합원 6762명의 참여를 통해 조성된 676억원으로 KB금융 지분을 사들였다. 이에 우리사주의 지분율은 1.34%에서 1.73%로 0.39%포인트(p) 늘면서 KB금융지주의 5대 주주에 올랐다. KB금융이 보유한 자사주(5.06%)를 제외하면 싱가포르 정부(2.15%)에 이어 실질적인 4대 주주다. 

 

우리사주는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임직원들의 자기자금 출연을 통해 매월 40억원 규모의 시장 매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사주가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사주가 주주이름으로 추천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진출시키기 위해서다. 지난 9월 29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문가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정식 접수했다. 이 두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 여부는 오는 20일 열릴 임시주총에서 표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우리사주는 ESG 경영을 강화를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이유로 내세웠다. KB금융이 ESG 경영을 외치고 있지만 현재 사외이사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 가운데 이에 대한 전문가가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KB금융 이사회는 금융경영(2명), 재무(1명), 회계(1명), 법률·규제(1명), 리스크 관리(1명), 소비자 보호(1명) 등 총 7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는 KB금융의 ESG경영이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사주 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사회는 "이미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지배구조 전문가 등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식견을 겸비한 이사 전원으로 ESG 위원회를 구성했고 그 결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20년 평가에서 모든 부문에서 A+를 획득했다”라며 “현재의 모든 이사들이 다양한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ESG 활동을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우리사주가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다른 주주들의 표를 끌어와야 한다. 우리사주는 주주 설득을 위해 다양한 작업들을 진행했다.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글로벌유니온을 비롯해 국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한국우리사주조합청연합회도 조합을 지지한다는 선언을 받아내면서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의 정당성을 알리는데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 ISS가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우리사주는 주총에서 더욱 힘겨운 표대결을 하게 됐다. 당초 우리사주는 외국인 주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ISS 설득을 핵심 전략으로 정했다. ISS에서 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지지하는 의견이 나오면 표 대결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수탁 운용기관들은 ISS의 입장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사주는 ISS가 반대 입장을 내자 “실질적으로는 소수주주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사주는 임시주총까지 기존 주주들의 설득 작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은 “현재 다른 주주들을 상대로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인터뷰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