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화학·에너지


[CEO 리뷰]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디지털·친환경' 쌍권총으로 글로벌 정벌 나선다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서부터 몸담은 화학 전문가…‘뉴 롯데’ 이끌 적임자
3월 대산공장 폭발사고로 경영 타격…안전 불감증 타파 위해 총력
경영 변화 통한 디지털 전환·친환경 실천으로 혁신 이끈다

 

[FETV=김창수 기자]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3년차 최고경영자(CEO)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월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으로 통합 롯데케미칼로 새로 출범했다. 통합 롯데케미칼은 김교현 대표이사 아래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이 기초소재사업을, 이영준 롯데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첨단소재사업을 이끌고 있다.

 

중앙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이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외길을 걸어온 ‘화학 전문가’다. 다양한 신규 및 해외사업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롯데케미칼의 대표를 맡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방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동행했을 정도로 신 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뉴 롯데’를 이끌어나갈 적임자로 꼽힌다.

 

‘글로벌 탑 7 화학사’ 목표를 향해 전진하던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대산공장 폭발사고로 경영 위기를 맞았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며 상반기 실적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김교현 사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무방식의 디지털 전환 및 자원 선순환을 통한 친환경 실천 등을 통해 롯데케미칼의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하반기 재도약을 노리며 다시 한 번 머리끈을 졸라매는 모습이다.

 

◆ 대산공장 폭발사고·코로나 영향 2분기 부진…하반기 반등 전망= 올해 1월 김교현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지속과 산업의 빠른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의 사업전략은 그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해야 할 것”이라면서 “회사의 성장 방향에 부합되도록 속도감 있게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성장률 둔화로 실적이 악화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2030년 글로벌 탑7 화학사 진입’의 비전을 제시하며 포트폴리오 운영과 확장의 묘도 언급했다.

 

롯데케미칼은 두달 뒤 위기를 맞았다. 지난 3월 4일 새벽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에틸렌, 프로필렌 제조를 위한 나프타분해 공정 중 압축 공정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으나 공장 직원과 인접 지역 주민 등 5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대전노동청에서 특별안전보건감독을 실시, 공장 총괄관리자 등을 입건하고 위반사항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행정 조치가 이뤄졌다. 롯데케미칼 측은 이르면 올해 4분기께 대산공장 전 설비의 시범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산공장 폭발사고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롯데케미칼의 2분기 실적은 하향세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7일 올해 2분기 매출액이 2조6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0.5% 급감한 329억원이었다고 7일 밝혔다. 롯데케미칼 측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 약세와 대산공장 사고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이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주요 제품 수요 증가에 따라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분기의 부진은 유가 급락과 대산공장 폭발사고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이 3분기 연결 기준 11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전환·친환경 기조로 경영 혁신 이끈다= 김교현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기초 체력을 키울 두 가지 해결책으로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경영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 전사적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이 눈길을 끈다. 임직원의 자발적·주도적 실천과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의 3대 요소가 필수적이며 Top Down과 Bottom Up이 조화를 이뤄야 된다는 방침 아래 전사 시스템 및 업무방식의 변화를 구체화하고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까지 전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객만족, 업무방식 혁신, 생산성 및 수익성 향상, 비용절감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내용을 자유롭게 제안 받았다. 취합된 제안은 각 본부 및 부문별 DT 담당자가 관련 팀과 협의를 진행해 최종 제안을 선정, 업무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18년 DT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했으며 2019년부터는 선정된 실행과제를 우선순위에 따라 개발해오고 있다. 최근 근무방식 변화로 회사와 동일한 환경에서 업무진행이 가능한 RDS(Remote Desktop System) 구축, 고객별 요청에 맞춘 다양한 화상회의 솔루션을 적용한 업무 진행 등을 시행하고 있다.

 

공장 등 현장 시설의 경우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해외 슈퍼바이저와 원격점검 및 회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예지정비 및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시스템을 도입해 공장효율성 극대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자원 선순환을 통한 환경 경영 실천에도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폐플라스틱 수거 문화 개선 및 재활용을 통한 플라스틱 순환 경제 체제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루프’를 시작했다. 8개 업체가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에서는 폐페트(PET)병을 수거해 원사나 원단을 만들어 친환경 소재의 신발, 의류 등을 생산하고 있다.

 

김교현 대표는 “각자의 위치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집단이 모여 만든 의미 있는 첫 프로젝트”라며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플라스틱 순환경제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해 사회적 가치를 함께 실현하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라면 환경 경영 기조는 인식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외부 요인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든든한 기초 체력을 다져가는 김교현 대표가 롯데케미칼의 재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프로필

▲1957년생 ▲경신고등학교 ▲중앙대학교 화학공학과 ▲호남석유 생산지원, 신규사업담당 ▲롯데케미칼 신규사업본부장 ▲롯데케미칼 LC Titan 대표이사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롯데그룹 화학BU장(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