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정부가 우리 경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실물경제 하방 위험은 다소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으나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고 고용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으나 한 달 만에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판단을 바꿨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일부 지표가 개선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과 신흥국 불안 등 리스크 요인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지표 흐름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정부의 이런 경기 진단은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내수와 수출 등 여러 지표를 같이 보면 하방 위험은 여전하지만, 4월에 비해 상당히 줄었다"며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대전제로 모든 전망과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하방 위험 완화'로 경기를 진단한 가장 큰 근거는 소비 관련 지표다.
실제 5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되고 있으나 3월과 4월보다는 그 수준이 나아졌다.
13월(-4.3%), 4월(-5.7%) 2개월 연속으로 1년 전 대비 감소했던 카드 국내승인액은 5월(5.3%) 증가세로 전환했다. 여기에는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매출액 감소폭도 9.9%로 전월(-14.7%)보다 줄었고, 온라인 매출액은 21.9% 늘어 전월(19.9%)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다만 할인점 매출액은 9.3% 감소해 전월(-0.9%)보다 더 많이 줄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4.0% 증가해 전월(11.6%)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98.8% 감소했다. 1999년 1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유커가 가장 많이 줄었던 전월(-99.1%)보다는 감소폭이 소폭 축소했으나 여전히 어려운 모습이다.
전월 70.8까지 내려갔던 소비자심리지수(CSI)는 5월 77.6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속보치를 보면 5월 소매판매는 코로나19 영향이 한창이던 지난 몇 개월 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6월에도 회복세는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과장은 "6월 속보 지표도 일부 받고 있는데 상황을 봐야겠지만 지난주까지의 지표를 봤을 때 6월에도 5월 수준의 회복세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 충격도 완화하고 있다고 판단 중이다.
5월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39만2000명 감소했으나 전월(-47만6000명)보다는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특히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에서 취업자 수 감소세가 축소됐다.
그러나 석 달 연속 취업자 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10월~2010년 1월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섣부른 낙관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이번 그린북에서 향후 정책에 대해 “조속한 경기회복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소비·투자 활성화, 한국판 뉴딜 등 주요 정책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3차 추경 예산도 국회 통과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