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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미래 생존 ‘디지털 전환’...“디지털 수장에게 달렸다"

4대 은행 대부분 내부 전문가 출신…외부 영입은 우리은행이 유일

 

[FETV=유길연 기자]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주요 4대 은행이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금의 이자이익 중심의 사업으로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무장한 ‘빅테크, 핀테크’ 기업의 도전을 이겨내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때문이다. 이에 각 은행의 디지털 부문 책임자(CDO)들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총괄장을 맡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지난달 '디지털 후견인' 제도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같은 달 KB국민카드 대구지점 직원들과 인터넷 화상통화로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데이터경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작년까지 진행된 데이터 분석 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마무리 짓고 실무부서와의 연계방안을 구상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그룹 수장들이 디지털화를 위해 전면에 나서면서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도 구체적인 디지털 사업 방안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디지털 결제 플랫폼’을 국내외에 판매하는 것을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문을 연 데이터거래소에서 ‘서울시 지역 단위 소득·지출·금융자산’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판매한 것을 계기로 데이터경제를 미래 먹거리로 정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1Q) 앱을 고도화하고, 직원들의 디지털 교육을 위한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략은 ‘핵심업무의 비대면화’다. 이미 최근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모바일 웹에서 입출금 통장 없이 가입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은행권 최초로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예대마진에 의존한 수익구조를 유지한다면 빅테크, 핀테크 기업에 금융시장을 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김훈 한국은행 금융시스템분석부장은 “시중은행들이 수익 구조가 이자이익에 편중된 상황 하에서 저금리 기조의 지속과 국내 자산시장 협소 및 해외진출 제약, 규제 강화 등으로 대출자산 규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은 시장지배력을 점차 확대하며 기존 은행에 대한 직접적 위협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의 미래를 좌우할 ‘디지털 전쟁’을 이끌고 있는 수장들의 면면을 들여다 봤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 대부분이 내부 출신 전문가이다.

 

국민은행의 디지털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한동환 부행장은 1965년 생으로 학성고와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KB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장, 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을 거쳐 2017년에 국민은행 미래채널그룹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상무로 이동하면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부문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이후 전무로 승진한 후 작년 말 부행장으로 올라섰다. 작년 국민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Liiv M)’을 출시한 데에는 한 부행장의 역할이 컸다. 

 

이명구 신한은행 부행장은 1963년 생으로 금융권의 대표적인 '고졸신화' 주인공인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같은 학교인 덕수상고를 졸업했다. 이후 조흥은행에 입행해 줄곧 전산과 ICT업무를 담당해왔다. 정보보호, 시스템 개발, 디지털 기획 등 ICT부문에서 안 해본 일이 없어 그룹 내 최고 ICT전문가로 통한다. 신한은행에서는 정보개발부장, 금융개발부장, 정보보호본부 상무(CISO)를 거쳐 2018년 ICT그룹장을 맡았다. 이후 작년 말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신한은행이 ‘인적 쇄신’을 위해 부행장급의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한 상황에서도 이 부행장은 유일하게 부행장보에서 부행장으로 승진에 성공하며 주목 받은 바 있다.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인 '쏠(SOL)', 인천시금고 전산시스템 개발 등에 참여해 전산·ICT역량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이 책임지고 있다. 한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하나은행 전산부에 입행해 전산정보부, 이비즈니스팀, 전략기획부, 시너지통합팀, 신사업추진기획부 등을 거쳤다. 그는 2015년 신사업추진본부장으로 처음 임원으로 승진한 뒤 미래금융사업본부장, 미래금융그룹장, 미래금융R&D본부장 등을 맡았다. 2017년 부행장으로 승진해 올해로 4년째 부행장직을 유지 중일 정도로 하나금융 내에서 신뢰가 두텁다. 그는 현재 하나금융지주 디지털부문장(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2009년 국내 최초 모바일 뱅킹 앱인 ‘하나N뱅크’, 2012년 전자 지갑 ‘하나N월렛’, 2015년 국내 금융권 최초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 멤버스’ 등이 모두 그의 작품으로 전해진다. 

 

황원철 우리은행 상무는 1968년 생으로 보성고와 한양대 수학과를 나왔다. 그는 4대 시중은행 디지털 수장 가운데 유일한 외부인사 출신이다. 황 상무는 1994년 HP에서 아태지역 금융서비스 컨설턴트로서 글로벌 은행들의 금융 ·ICT부문 컨설팅을 수행했다. 이후 퍼스트데이터코리아, KB투자증권,동부증권, 하나금융투자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았다. 24년간 금융결제시스템, 복합금융상품 개발, 디지털 솔루션 개발 등 주요 디지털혁신 프로젝트를 총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