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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뚫은 국민은행 신탁부문 '독주체제' 강화

올 1분기 4대 시중은행 중 이익 '나홀로' 증가

 

[FETV=유길연 기자] 국민은행의 신탁 부문 '독주 체제'가 견고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사모펀드 부실 판매로 은행권의 자산관리(WM)에 대한 고객 신뢰가 하락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신탁 부문 수익이 증가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신탁수수료수익은 7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28억원)에 비해 약 3%(20억원) 늘었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의 신탁수수료수익은 크게 줄었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약 20%(82억원) 감소했다. 신탁 부문에서 국민은행을 추격하고 있던 신한은행도 약 10%(54억원) 줄어든 502억원의 신탁수수료수익을 거뒀다. 이에 4대 시중은행의 전체 신탁수수료수익도 7% 감소했다. 

 

고객의 돈을 금융투자상품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금전신탁부문 이익도 국민은행만 늘었다. 국민은행의 1분기 금전신탁이익은 439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9%(350억원) 늘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87%이 줄어든 504억원의 금전신탁이익을 기록했다. 금전신탁은 신탁자산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이 나오는 부문이다.  

 

신탁은 소비자가 맡긴 돈을 금융사가 부동산, 채권, 증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낸 뒤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를 뜻한다. 개인연금 상품에 정기예금을 편입하거나 기초 지수 자산을 편입한 주가연계증권의 신탁형 상품(ELT)을 운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신탁을 포함한 WM 부문에서 여러 악재들이 겹치고 있다. 작년 하반기는 은행이 주도적으로 판매한 해외 주요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불러일으키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작년 말부터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가 환매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라임펀드를 판매한 은행들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올해는 ‘장하성 동생 펀드’로 불리는 디스커버리 펀드가 환매 연기되면서 은행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실이 발생해 환매가 연기되거나 손실 우려가 커진 사모펀드 판매액은 총 2조684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신탁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당국은 작년 12월 은행이 판매할 수 있는 공모형 ELT는 주요국 대표 주가지수 5개(KOSPI200, S&P500, Eurostoxx50, HSCEI, NIKKEI225)만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으로 제한했다. 또 공모로 발행되고 손실 배수가 1 이하 파생결합증권을 담은 신탁상품만 판매 허용된다. ELT 판매 규모도  37조∼40조원 이내로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의 ELT 규제로 특정금전신탁 비중이 높은 은행들은 당장 수익성에 지장을 받게 됐다. 그 동안 시중은행들은 ELT 등을 편입한 특정금전신탁 위주로 상품을 집중 판매했다. 이들 상품은 위험이 높은 대신 고수익을 보장해 고객 만족도가 높다. 특히 ELT는 특정금전신탁상품 가운데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전체 특정금전신탁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은행 입장에서도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 등의 유형 재산을 맡기는 재산신탁에 비해 수수료이익이 더 많아 적극적으로 팔아왔다.

 

이로 인해 특정금전신탁 비중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국민은행이 규제 강화의 최대 피해 은행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신탁자산 가운데 특정금전신탁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약 40%로 시중은행 가운데 단연 1위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국민은행은 DLF·라임·디스커버리 펀드 등 문제가 된 금융상품을 판매하지 않거나 적은 규모로 판매하면서 대규모 손실사태를 빗겨나갔다. 이에 금전신탁부문의 운용이익도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은행의 WM 부문에 대한 고객 신뢰도 은행권의 악재 속에 유일하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국민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자산은 작년 동기 대비 17%(3조3753억원) 늘어난 23조4846억원을 기록했다. 증가금액과 비율 모두 큰 격차로 시중은행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한 결과 여러 부실 사모펀드 사태를 빗겨나갈 수 있었다”며 “이러한 대처가 고객 신뢰를 높이고 신탁부문 이익 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