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조성호 기자]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회사들의 지급여력(RBC)은 전분기 말보다 17.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권 평가 손실과 주주 현금배당 예정액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읜 ‘2019년 12월말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보험사의 RBC비율은 269.5%로 집계됐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용자본은 4조원 감소했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이 증가하면서 기타포괄손익이 2조7000억원 줄었고 4분기 중 주주 현금배당 예정액이 1조9000억원 감소했기 떄문이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말 1.46%에서 12월말 1.68%로 상승했다.
요구자본은 21조원 증가했다. 운용자산 증가와 변액보증위험액 산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신용 및 시장위험액이 1조9000억원 증가했다. 변액보증위험액 산출기준은 기존 예상 손실액 상위 10% 평균에서 상위 5% 평균으로 변경됐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RBC 비율은 각각 284.6%, 241.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월 말보다 각각 16.5%포인트, 18.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보험회사의 평균 RBC 비율은 보험금 지급 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치(100%)을 크게 상회했지만 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보험사도 있었다.
생보사에서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RBC 비율이 411.0%에서 305.3%로 105.7%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푸르덴셜생명의 RBC비율 또한 515.0%에서 424.3%로 90.7%포인트 줄었다. 메트라이프생명(RBC 비율 224.9%)과 처브라이프(RBC 비율 344.0%)도 각각 58.2%, 54.1% 감소했다.
RBC 비율이 전분기 대비 상승한 생보사는 한화생명(9.6%포인트), 푸본현대생명(2.8%포인트), KB생명(2.9%포인트) 등 세곳뿐이었다.
해외 재보험사를 제외하고 국내 주요 손보사 중에는 삼성화재가 361.8%에서 309.8%로 52%포인트 감소하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더케이손해보험은 169.1%에서 127.7%로 41.4%포인트 줄었다. DB손해보험(223.8%‧23.7%포인트), 메리츠화재(202.9%‧20.3%포인트), 현대해상(213.6%‧19.5%포인트) 등도 비교적 하락폭이 컸다.
반면 롯데손해보험과 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RBC 비율이 전분기 보다 각각 42.3%포인트, 11.7%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RBC비율 취약 등이 우려되는 경우 위기상황분석 강화 및 자본확충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도록 감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