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8 (수)

  • 흐림동두천 5.5℃
  • 흐림강릉 9.1℃
  • 서울 7.1℃
  • 대전 5.7℃
  • 대구 7.1℃
  • 울산 8.5℃
  • 광주 9.4℃
  • 부산 10.3℃
  • 흐림고창 9.3℃
  • 제주 12.6℃
  • 흐림강화 6.0℃
  • 흐림보은 4.1℃
  • 흐림금산 5.3℃
  • 흐림강진군 10.3℃
  • 흐림경주시 6.0℃
  • 흐림거제 8.8℃
기상청 제공

건설·부동산


효성중공업, 올해 해외 전력 인프라 수주 1조 육박…성장축 바뀌었다

호주 첫 ESS EPC 계약, 재생에너지 전력망 시장 진출 신호탄
전력·에너지 비중 70% 근접, 건설은 정비사업 중심 안정 운영

[FETV=박원일 기자]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 속에서 효성중공업의 해외 수주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호주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를 확보하며 올해 들어서만 1조원에 가까운 해외 계약을 성사시켰다. 전력·에너지 사업이 실적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건설부문은 정비사업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최근 호주 퀸즐랜드주 탕캄 지역에서 추진되는 ESS 구축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1425억원으로 100MW·200MWh 규모의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상업 운전 목표 시점은 2027년 말이다.

 

 

이번 계약은 효성중공업이 호주 시장에 ESS를 공급하는 첫 사례다. 호주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80% 이상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추진하면서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 시 공급하는 설비가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해 온 조현준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이번 신시장 개척의 배경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호주 정·재계 인사들과 만나 현지 에너지 인프라 현안을 논의했다. 올해 1월에는 호주 경제인연합회(BCA) 브랜 블랙 최고경영자(CEO) 등 대표단과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교류가 호주 ESS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지는 기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회장은 전력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전력망 통합 제어 능력’을 강조해 왔다. 그는 “앞으로 전력 산업의 경쟁력은 전력망 전체를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효성중공업이 보유한 HVDC 기술과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분야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ESS, 스태콤 등 차세대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토털 전력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전력기기 부문 수주잔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15조3402억원으로 전년(10조7119억원)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잇따라 대형 계약을 확보했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약 7870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창사 이후 최대 단일 계약을 기록했다. 이어 핀란드에서도 약 290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계약을 합치면 올해 들어 확보한 해외 수주 규모는 약 9600억원 수준에 이른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한국 전력기기의 경쟁력이 해외시장에서 재확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성장세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효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약 5조9685억원, 영업이익은 7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20% 이상,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전력·에너지 사업이 성장을 견인했다. 해당 부문 매출은 약 4조1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했다. 전력망 투자 확대와 초고압 전력기기 수요 증가가 실적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건설부문은 매출 규모는 유지했지만 상대적 비중은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해 건설부문 매출은 약 1조7865억원 수준으로 주택 및 도시정비사업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부산 우암1구역 재개발과 인천 산곡 재개발 등 주요 정비사업이 매출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다만 건설업 전반의 업황 둔화 속에서 금융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회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맺은 프로젝트 규모는 도급금액 기준 약 6조원 수준이며 금융기관과 체결한 약정 규모는 7조원 이상이다. 분양 보증 등 금융 부담도 일정 수준 존재하는 상황이다.

 

효성중공업은 건설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하기보다는 우량 사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확보하는 사업들도 대형 프로젝트이거나 공정률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받는 기성불 방식 등 리스크 관리 장치가 포함된 사업 위주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효성중공업의 성장 기반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기기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에 ESS 등 에너지 솔루션을 결합하면서 글로벌 전력망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호주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타지역 ESS 추가 수주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부문도 성과가 나쁘지 않았지만 경기변동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대형사업장·공공사업장 등 안정적 사업장 위주로 실적과 수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