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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코로나19 두달-외식]동네 식당·커피숍 코로나發 폐업 속출

이달 서울에서 한식집, 치킨집 등 1600곳 폐업
코로나19에 식당 고객 급감... 경상권, 업종은 한식이 감소율 가장 커
최대시장 중국·미국서 부진하며 해외매장도 감소

 

[FETV=김윤섭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사회적거리두기와 언택트 소비 등 시민들의 소비심리가 약화되면서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 코로나19에 식당 고객 급감... 경상권, 업종은 한식이 감소율 가장 커=이달 코로나19로 인해 식당을 찾는 고객이 3분의 2로 줄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3~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업소 6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업소의 누적 고객 감소율이 65.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25∼28일 이뤄진 4차 조사의 누적 고객 감소율 59.2%보다 6.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평균 고객 감소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확진자 수가 많은 경상권이 7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충청권 72.2%, 강원도 70.7% 등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의 고객 감소율이 70.9%로 가장 높았다. 치킨전문점은 67.3%, 일식·서양식은 61.2% 등이다. 연구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고,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과 세계적 대유행(팬더믹) 위협의 현실화에 따라 외식 소비심리가 더욱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 3월 서울에서만 한식집, 치킨집 등 1600곳 폐업=식당을 찾는 고객이 급감하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3월에만 서울에서 문을 닫은 음식점, 치킨집, 카페 등이 한 해 전보다 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서울열린데이터광장의 서울시 식품위생업소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1~20일 1천600곳이 폐업했다. 작년 같은 기간 1468곳이 문을 닫은 것과 비교하면 9.0%(132곳) 증가한 수치다.

 

식품위생업은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 진입 장벽이 낮아 자영업자들이 많이 몰리는 대표적 업종으로 개인사업자와 가맹점주 등 자영업자들이 하는 점포가 대부분이다. 외식 업황이 나빠진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이 본격화한 탓에 폐업한 식당들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20일간 폐업한 식품위생업소 1600곳을 주요 업태별로 살펴보면 한식집이 274곳으로 가장 많았고 치킨집과 호프집은 83 파스타 등을 파는 경양식집은 73곳이 폐업했다. 분식집은 62곳, 일식집·횟집은 41곳, 중식당은 21곳이었다.

 

카페·커피숍도 108곳이 폐업을 결정했다. 강남구, 성북구, 서대문구 등에 있는 단란주점과 룸살롱 아홉 군데도 사라졌다. 핫도그나 어묵 등을 파는 기타 휴게음식점도 55곳이 사라졌다. 이밖에도 냉면집, 호텔 뷔페, 아이스크림점, 동남아음식점, 감성주점 등 854곳이 폐업했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195곳), 송파구(123곳), 서초구(101)에서 폐업한 업소가 가장 많이 나왔다. 주거지가 밀집해 있는 강동구(95곳), 양천구(76곳)도 많은 업소들이 매출감소를 버티지 못했다. 이달들어 사라진 점포에는 2008년 이전에 개업해 같은 자리를 지켜오던 식당 114곳도 포함됐다.

 

1987년 5월 강남구 신사동에서 시작해 영업 34년 차였던 '압구정춘천막국수'는 지난 6일 폐업 신고를 했다. 1992년 왕십리에서 문을 연 '원주할머니 소곱창구이'(구 원주집)도 지난 20일 문을 닫았다. 1999년 개업한 마포구 '풍락반점', 2001년 개업한 서대문구 '왕자떡볶이', 2005년 종로에서 시작한 '소금이집'도 며칠 새 자진 폐업신고를 냈다.

 

업계에서는 폐업과 휴업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많은 만큼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자금이 실제로 이들에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성환 홍익대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생존하느냐 마느냐의 상황에 내몰려 있다"며 "초저금리 대출도 좋지만, 이들이 실제로 정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대시장 중국·미국서 부진하며 해외매장도 감소=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상황은 좋지 않다. 2년연속 해외 매장의 수가 줄어들고 있고 국내에서도 브랜드가 감소하는 추세다.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뒤 처음으로 국내와 해외의 외형이 한꺼번에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식기업 브랜드 수는 4436개로 전년 4562개보다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장 수는 4721개에서 4319개로 8.5% 줄었고, 해외 진출 기업 수는 166개에서 160개로 3.6% 감소했다.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한 2013년 이후 국내 브랜드 감소는 이번이 처음이고, 해외 매장과 진출 기업이 줄어든 것은 2018년에 이어 2년째다. 해외 매장 수의 감소는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매장은 2017년 2942개, 2018년 2313개에 이어 지난해 1919개까지 감소했으며, 미국 매장은 2017년 1279개, 2018년 597개에서 지난해 546개로 줄었다.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우선 정책과 현지 경제 상황이 감소 배경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우리 기업의 기본 체력 약화가 주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외식시장이 장기간 침체를 겪으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여력이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외식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업 중 하나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전망이 더욱 어두워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18∼21일 회원업소 600곳을 방문해 면접 조사한 결과, 이들 업소의 평균 고객 감소율이 32.7%로 집계됐다. 고객 감소율은 2주 전 발표된 1차 조사 때 29.1%였고, 지난주 2차 조사에서는 26.1%로 소폭 줄어들었다가 이번 주 조사에서 6.6%포인트 더 높아졌다.

 

지난해 브랜드별 해외 매장 수는 파리바게뜨가 416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뚜레쥬르 344개, 본촌치킨 325개, 롯데리아 213개 등 순이다. 외식업계의 피해가 계속되자 정부는 금리인하와 함께 추경을 결정하면서 특단의 지원대책을 내놨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확대 ▲정책자금 대출 지연 해소 등을 위한 집행체계 개선 ▲재개장 지원 및 내수활성화 대책 준비가 골자다.

 

우선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확대한다.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추경을 통해 2조7200억원으로 늘렸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의 특례보증도 3조570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원 자금 중 1조1000억원은 대구·경북 지역에 별도 배정한다.

 

자금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융자 형태로 지원되며 대구·경북지역 소상공인은 경영안정자금 지원 시 대출조건을 우대해 금융부담을 더욱 완화한다. 대구·경북 소상공인의 대출한도도 최대 7000만원으로 금리는 2.27%에서 1.5%로 낮췄다. 연말까지 이자도 면제된다.

 

중대본은 정책자금 대출이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집행체계도 개선한다. 정책자금 지원 업무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163명, 지역신용보증재단에 411명을 추가로 배치한다. 윤 반장은 “증가된 정책자금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현장인력을 보강하고 온라인 발급시스템 도입, 절차 간소화, 위탁보증 확대 등 신속심사를 위해 제도 개선도 추진했다”고 말했다.

 

보증심사 시에는 현장실사를 생략하는 등 처리기한을 단축해 신속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하기 위한 내수활성화 대책도 추진한다. 우선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휴업, 고객감소 등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소상공인을 위한 재료비, 홍보·마케팅, 용역인건비, 각종 공과금 및 관리비를 지원한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하고 매출 감소로 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권역별 판촉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판촉행사는 브랜드K, 백년가게 등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특별 판매전뿐만 아니라 먹거리, 볼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할 예정이다. 또 전통시장과 상점가를 대상으로 할인 행사, 이벤트 등 공동 마케팅을 실시해 내수회복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된 가운데 금리인하와 코로나추경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