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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신종코로나' 강타한 유통시장 현주소...온라인 '주문쇄도' vs 오프라인 '개점휴업'

확진자 동선 공개에 마트·영화관 등 ‘임시 휴업’ 매장↑
면세업계는 타격 더 커…정부 관광목적 단기비자 발급 중단
이커머스 업체는 도시락·마스크 등 생필품 주문량 ‘급증’

 

[FETV=김윤섭 기자] "온라인쇼핑 '주문쇄도' vs 오프라인 유통 '개점휴업'" 이는 중국 우한發 '신종코로나' 사태가 몰고온 2020년 대한민국 유통시장의 현주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유통업계에 ‘휴·폐업 리스크’가 짙어지고 있다. 확진자들의 동선에 포함된 지역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고 특히 면세점, 마트, 쇼핑몰 등 유통매장들은 방역작업을 위한 2,3일의 임시 휴업일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하는 데다가 재개장 후에도 예전만큼 모객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이들의 동선이 공개되면서 방역 작업을 하기 위해 ‘임시 휴업’을 결정하는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임시 휴업을 결정한 대형 매장은 지난 주말에만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제주 신라·롯데 면세점, 이마트 부천점과 군산점, AK플라자 수원점 등이다.

 

그간 확진자들의 동선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국한된데다 방문 장소 역시 식당이나 극장 등으로 다양하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 수의 증가와 함께 환자들의 행동 반경도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확진자 경로가 서울·수도권 뿐아니라 강원과 전북, 제주 등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그만큼 방역을 위한 임시 휴업 업체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12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20일과 27일 두 차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지난 2일 오전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서울점은 이날 오후까지 추가 방역작업을 진행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혹시나 있을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임시휴업을 하고 추가 전문 방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과 롯데면세점 제주점 역시 지난달 23일 매장을 방문한 중국인이 귀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확인함에 따라 지난 2일 휴업을 결정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의 안전을 위해 신속히 영업을 종료하고 임시 휴업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AK플라자 수원점은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3일부터 방역 작업을 위한 임시 휴업을 하고 4일부터 다시 영업에 들어갔다. 415번째 확진자의 배우자가 수원점에 근무한 협력업체 직원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원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유통매장들은 자사 직원 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 등 수백명이 함께 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가족 중에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면 사업장 전체가 휴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2일 오후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부천점은 이날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이마트 부천점은 부부인 12번 확진자와 14번 확진자가 지난달 30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휴업을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8번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지난달 31일부터 휴업했던 이마트 군산점도 전날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이마트 측은 "방역과 소독을 철저히 마쳤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보건 당국과 협의해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감영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대면소비 기피도 심화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2019년 2월 9∼10일)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특히 명동 본점은 매출이 30% 급락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2.6%, 현대백화점도 전체 매출이 8.5% 감소했다.

 

메르스 사태가 났던 지난 2015년에도 6월에 백화점 매출은 전년 같은달보다 11.9% 감소했고 대형마트 매출은 10.2% 줄은 것으로 조사됐다.

 

 

◆ ‘한한령’해제 아닌 ‘코로나’만난 면세업계

 

면세점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주요 고객이 중국인 관광객과 보따리상인 만큼 타격은 더욱 크다.

 

면세업계는 지난해 총매출 25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관광객 방문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올해 시진핑 주석의 방한도 추진되면서 한한령(한류금지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라는 악재를 맞게됐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중국 보따리상에게 크게 의존하는 구조인데, 이들이 급감할 경우 매출의 절반 이상이 증발할 수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24조8586억여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했다. 이 중 외국인 매출은 20조8129억여 원으로 83%를 차지했다.

 

사태가 계속되자 면세업계는 시내면세점 영업시간을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으로 매출이 급속도로 줄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명동 본점을 비롯해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부산점 등의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8시 30분에서 오후 6시 30분까지로 2시간 앞당겼다.

 

신세계면세점은 기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하던 명동점, 부산점, 강남점 3곳의 영업시간을 오후 6시 30분으로 2시간 축소했다.

 

면세점들의 이 같은 조치는 방문 고객수가 급감한 상황에서 영업시간을 줄임으로써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임시 휴업 매장뿐 아니라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매장도 고객수가 급감한 만큼 정상영업을 이어가기 힘들다는 계산이다.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을 대면하는 면세점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보름만이라도 휴업하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 신청자는 "90% 이상 고객이 중국인인 면세점 판매 직원으로서, 어린 아이들의 엄마로서 하루하루 무섭다"며 "단 보름이라도 휴업을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유통업계가 더욱 우려하는 것은 방역 작업을 완료한 이후에도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방역작업을 마치고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손님들이 예전만큼 매장에 방문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매장’이라는 낙인 효과 때문에 고객의 발길이 끊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 이커머스 업체는 도시락·마스크 등 생필품 주문량 ‘급증’

 

온라인 시장은 정반대다.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일부 품목이 동나고,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위메프는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마트(생필품) 카테고리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배 증가했고, 전체 거래액은 72%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첫 주말과 비교하면 마트 카테고리 거래액은 118% 늘었다. 마트 카테고리에는 마스크, 손소독제 등 생활용품과 식품이 포함된다.

 

롯데마트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마트몰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매출액이 지난해 설 연휴 직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3% 늘었다.

 

또 1월27일(월)부터 2월3일(월)까지 롯데마트몰을 방문한 고객은 전년 동기(2/7~2/14) 대비 52.3%, 실제 당일배송 주문건수는 51.4% 증가했다. 최근 일주일간 롯데마트몰에서 가장 많이 주문된 식품군은 우유(1위)와 생수(2위), 두부와 애호박(공동3위)으로 집계됐다.

 

SSG닷컴에서는 새벽 배송과 일반 쓱 배송 주문이 몰리면서 주문 마감 시간이 기존보다 1∼2시간 당겨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위기경보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된 지난 27일(일)이후부터 이달 2일(일)까지 일주일 간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이용 고객이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는 고객이 늘면서 TV와 모바일을 이용하는 고객이 평년 보다 늘었다” 며 “주로 개인 위생이나 면역력 향상을 돕는 건강식품 등에 대한 니즈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