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1148/art_15749054644233_c65aec.jpg)
[FETV=김현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정식조사를 시작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호반건설의 불공정 경쟁 및 부당 내부거래 혐의를 파악하기 위해 호반건설과 한국주택토지공사(LH)를 상대로 서면조사와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호반건설은 그룹 최초로 상장 작업 추진이 유력했지만 이번 공정위 조사가 장애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에 첫 타깃이 된 것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2일 CEO 조찬감담회에서 “5조원 미만의 기업진단이 일감몰아주기로 부당한 지원이 더 많이 발생한다”며 “부당한 내부지원이 있으면 법 집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기본 틀을 조 위원장의 공정위가 호반건설을 상대로 처음 가동되는 모양세다.
공정위는 호반건설이 ▲아파트 용지계약 독점 ▲사주 일가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공정위가 LH를 상대로 조사한 이유는 호반건설이 LH의 공동주택 용지로 분양하는 땅을 낙찰 받고 이를 김상열 회장의 자녀가 대대주로 있는 계열사에 토지를 판매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지난달 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호반건설이 LH 아파트 용지를 싹쓸이하고 자녀에게 일감을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지난 국감에서 중견 건설사가 LH 용지를 싹쓸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는 2019년 상반기 7800여개다. 호반건설은 LH가 2008~2018년 분양한 473개 공동주택 용지 가운데 44개를 낙찰 받았다. 송 위원은 “호반건설이 내부거래로 사주의 장남과 차남에 택지를 몰아줘 두 아들이 각각 7912억원, 4766억원의 분양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즉, 자녀가 갖고 있는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사주 일가가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김상열 회장의 장남은 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 차남은 김민성 전무다.
호반건설은 2018년 10월 호반과 합병을 마무리하고 상장 과정의 첫 단추를 꿰맸다. 두 기업은 각각 2018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13위와 16위를 기록했다. 이후 2019년에는 국토교통부가 평가하는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처음으로 10위를 기록해 국내 주요 건설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히려 대한건설협회가 평가한 ‘2019년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 에서는 경영 평가액이 3조960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건설사 중 6위에 오른 것이다.
국토부의 우호적인 평가와 더불어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했다. 신용등급도 안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로부터 2019년 A등급을 받은데 이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호반건설을 상대로 2019년 7년 연속 최고등급을 수여했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이 빛을 발한 것이다.
높은 신용도와 몸집 불리기는 호반건설의 상장에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자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상장 작업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상위 10개 건설사 중 호반건설은 포스코건설과 유일하게 상장되지 않은 건설사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8년 상장 작업을 추진했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흐지부지 됐다. 상장 추진은 사측의 대표 브랜드 ‘써밋’의 인지도를 올리고 김상열 회장의 공격적인 M&A 추진에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이미지 변화를 위해 호반건설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룹 CI와 BI를 새로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상장 추진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면서 “사주 일가의 승계, 일감몰아주기 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어 공정위 조사에 따라 상장 추진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