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음식을 잘 가리지 않는 편이다.
지난 시절, 세계를 돌며 건설 일을 했었던 터라 어떤 음식이든 잘 먹지 않으면 안될 환경이기도 했고, 타고 난 체질 탓이기도 해 참 다행이라 여겼다.
호텔로 직장을 옮긴지 10여년, 음식 먹어보는게 일종의 일이 되다보니 세계 각국의 산해진미는 거의 다 접해 보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내 마음을 사로 잡는 음식은 바로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호텔 2층 <홍보각> 의 '군만두'와 '짬뽕'이다.
사람은 어릴 때 먹던 음식에 묘한 향수를 느낀다. 홍보각의 군만두와 짬뽕은 바로 이 어린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
중고교 시절, 먹을것 없고 다들 어려웠던 시절, 그나마 호기를 부려 접할수 있었던 게 중국집의 군만두와 짬뽕이었다.
친구들과도 가고 졸업식이나 명절 때 식구들과 같이 가기도 했던 동네 중국집의 군만두는 육즙이 풍부했고 짬뽕 또한 구수하고 맛이 깊었다.
그러나 세월 탓인지 입맛 탓인지, 근자에 그런 맛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흔티흔한 군만두는 딱딱하고 말라 자장면 에 붙어 나오는 서비스 음식 정도가 되었고 짬뽕 국물은 고추가루 탕인지 야채 범벅인지 내용물은 삭아있고 맛은 사납기만 하다.
옛 맛이 그리워 고향 찾듯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그러다 발견한 홍보각은 일종의 경이요 환희였다.
오너 쉐프 여경래 명장이 운영하는 홍보각은 광동 및 사천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중국식 풀 코스 요리 전문점으로 다양한 요리들을 선 보이지만 나의 입맛을 사로잡는 음식은 단연 '군만두'와 '짬뽕'이다.
홍보각의 군만두는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육즙으로 입을 가득 채운다. 직접 반죽한 만두피에 소고기 물밤 부추를 채운 만두소를 만들고, 한 번 쪄낸 뒤에 다시 기름에 파, 마늘, 생각, 양파를 넣어 파기름을 만든 뒤 튀겨내어 씹을수록 고소함을 자아낸다.
옛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먼저 군만두를 먹고 짬뽕을 먹는게 순서다.
짬뽕의 교과서라 할만큼 맛 있는 이곳의 짬뽕은 매운맛, 짠맛, 단맛의 조화가 짬뽕 한그릇에 다 담겨 있다. 보통의 짬뽕이 진한 불향의 걸쭉하고 감칠맛이라면, 여기의 짬뽕은 맑고 개운하고도 구수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의 역사만큼이나 구수하고 깊이가 있다.
고법 불도장, 모자 새우, 난자완스, 한 알 탕수육 등도 이곳의 대표 메뉴이지만 가볍게 하기에는 군만두에 짬뽕을 권한다.
하도 좋아하다보니 짬뽕번개도 가끔씩 한다
내가 좋아하는 건 물론이고 함께 한 손님들이 좋아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지금도 그 생각하면 입안에 침이 고이고 자료 취합하던 직원도 먹고 싶어 한다.
금명간 번개 한번 쳐야겠다.
* 홍보각
1. 메뉴 : 삼선짬뽕 , 군만두, 보양코스요리 등
2. 위치 : 그랜드앰배서더서울풀만 (서울시 중구 동호로 287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