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생산라인. [사진=르노삼성자동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5/art_15669577396949_93c0b5.jpg)
[FETV=김창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국내 철수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최근 닛산 로그 위탁생산 감소 등에 대한 조치로 사측이 생산직 400여명 구조조정을 예고한 데 따른 관측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부산공장 철수의 전조가 아니냐는 의문을 표했다.
지난 27일 르노삼성 노조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21일 노동조합 대의원위원회에서 인력 조정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었다. 발표 요지는 오는 10월부터 부산공장 생산량을 1시간당 60대에서 45대로 줄이고 생산직 노동자 1800여명의 20%에 해당하는 400여명에게 희망퇴직과 순환휴직을 제안한 것이다. 사측이 이를 실행할 경우 르노삼성차는 2012년 이후 7년 만에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된다.
이번 구조조정의 가장 큰 배경은 단연 생산량 감소다.
르노삼성의 올해 7월까지 누적 생산량은 9만8800대로 지난해 동기간 생산량(13만9310대)과 비교해 29.1% 급감했다.
르노삼성이 닛산으로부터 위탁생산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위탁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연간 10만대에 이르던 닛산의 위탁 물량은 6만대까지 줄어든 상황이며 오는 9월에는 계약이 종료된다.
이처럼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선 자연스레 생산량 조정과 구조조정이 이어진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결정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생산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정종훈 금속노동조합 르노삼성차지회장은 “노조는 내년에 회사가 차량 12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2013년에 생산한 12만9000대와 큰 차이가 없다”며 “현재 인력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데도 사측은 돌연 구조조정이란 강수를 꺼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무엇보다 임단협에 착수하기도 전에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든 건 부산공장 철수 조짐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정 지회장은 “당장 9월부터 사측과 임금협상에 나서는데 물량 확보 고민보다 구조조정 얘기를 먼저 꺼낸 건 판을 깨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회사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부산공장에서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결국 올해 상반기 임단협 협상으로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은 르노삼성이 하반기에도 구조조정 문제로 적잖은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닛산 로그 후속 생산물량으로 쿠페형 SUV인 ‘XM3’가 거론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르노 본사는 당초 부산공장에 XM3의 한국 물량은 물론 유럽 수출용 물량까지 배정할 계획이었지만 보류 상태다. XM3의 유럽 수출물량 생산을 두고 부산공장과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이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