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현대기아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2/art_15649816085951_05e243.png)
[FETV=김창수 기자] 판매량 감소로 한동안 몸살을 앓아 온 현대자동차의 올해 2분기 실적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액은 9% 늘었고 영업이익은 30% 넘게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낸 것이다. 국내 경쟁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 비해 눈에 더욱 눈에 띄는 선전으로 본격적으로 키를 잡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후유증과 중국 내수시장 침체로 중국 판매량이 줄었지만 인도네시아 등 대체국에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대안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수 인재 영입에도 발 벗고 나서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현대기아차의 광폭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다.
현대차는 올 2분기 매출액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9.1%, 30.2% 늘었다고 공시했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 2분기(1조3445억원) 이후 최고치다. 특히 2017년 3분기(1조2042억원) 이후 7분기 만에 1조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률은 4.6%로 지난해 2분기(3.8%)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올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50조9534억원으로 8.1%, 영업이익은 2조625억원으로 26.4% 늘었다.
특히 국내에서 팰리세이드와 코나 등 SUV 판매 호조에 쏘나타 신차 효과까지 더해 지난해 동기대비 8.1% 증가한 20만156대가 팔렸다. 올 연말까지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덕도 봤다. 또한 상대적으로 비싼 SUV 판매 호조 덕에 전체 자동차 판매액(21조271억원)이 11.5% 늘었다.
르노삼성,쌍용,쉐보레 등 국내 경쟁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인 시장 침체 영향으로 하향 곡선을 그린 것과 대비되는 호조세로 이는 정 수석부회장의 공격적이고 과감한 경영 전략이 들어맞은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최근 현대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27만22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8만98대)에 비해 28.3% 감소했다. 상반기에만 판매량이 10만대 이상 줄어든 셈이다. 이는 사드 배치에 따른 후유증도 있지만 중국 내수시장 침체에 따른 영향이 크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까지 중국 내에서 팔린 자동차는 1232만3000대로 전년동기대비 12.4% 급감했다.
시장 침체로 중국 공장 정상화에 시간이 걸리는 가운데 현대차는 중국 철수보다 정면 돌파를 택했다. 올해 판매 목표도 86만대로 잡았다. 하지만 올해보다 상황이 나았던 지난해 판매량이 80만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중국 판매 목표인 86만대 달성이 다소 어려워 보인다”면서 “무리한 판매 목표 달성보다 중장기적 안목으로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간 면담을 계기로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도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조정부 장관은 “현대차가 약 10억달러(약 1조1845억원)를 투자하길 원하며 카라왕에 토지를 확보했다”라며 “11월 서울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1월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맞춰 조코위 대통령 방한 때 문재인 대통령 참석 하에 최종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으나 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 공장 신축은 기정사실이며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가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수 인력의 충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월 그간의 정기 공채 방식을 폐지하고 수시 채용을 도입한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 유수의 인공지능(AI) 컨퍼런스에 참여해 인공지능 분야 핵심 플레이어로 위상을 공고히 하는 한편 이번 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현대자동차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을 통해 해외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한 AI 분야에서 저명한 대학원과의 산학협력 과제를 확대하고 AI 리더들이 직접 찾아가는 기술 워크샵 및 채용 설명회를 진행, 우수 인재 영입 기회를 넓혀갈 방침이다. 그 외에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직무 경력 보유자들의 상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