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신형쏘나타.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415/art_15550329271023_bfae26.jpg)
[FETV=김윤섭 기자] 현대자동차가 신형 쏘나타의 소음과 진동 문제를 보완하고 출고를 시작했다. 정식 판매를 시작한 지 18여일 만이다. 출발은 늦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에 위축된 중형 세단의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영업용 택시’ 이미지 탈피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는 지적이 많다.
현대차는 지난 8일부터 신형 쏘나타를 소비자에게 인도하고 있다. 초기 생산 물량에서 발견된 소움, 진동에 따른 품질 재점검을 끝마쳐 조만간 도로를 달리는 신형 쏘나타를 볼 수 있게 됐다. 현대차 측은 “완벽한 품질을 위해 출고 개시 전 점검했고 최종 점검을 완료했다”며 “초기 생산된 차량은 내부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갑작스레 막혔던 신차 판매에 숨통이 트였다. 신형 쏘타나는 올해 현대차의 유일한 세단 신차다. 본격 판매가 시작된 만큼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비용 부담을 올 1분기(1~3월) 어느 정도 털어낸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명 '정의선의 차'로 불리는 신형 쏘나타는 풀어야 할 커다란 숙제가 있다. 무엇보다 신형 쏘나타는 개인 승용차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쏘나타에는 ‘영업용 택시’란 부정적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그야말로 택시의 대명사였다. 현대차 입장에선 고급 세단급 승용차를 지향하는 신형 쏘나타 이미지 차원에서 '영업용 택시'의 꼬리표를 떼고 싶은 심정이다. .
실제 이전 LF쏘나타와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뉴 라이즈를 포함해 팔려나간 40만9140대중 19만9123대(48.6%)는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이었다. 개인보다 영업용 택시, 렌터카, 법인 등의 수요가 많았다는 뜻이다.
가솔린(휘발유) 차량은 16만8678대(41.2%)에 그쳤다. 이 밖에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3만63대(7.3%), 디젤(경유) 1만1276대(2.7%)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6만5864대 팔려 1998년(6만2528대)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한국GM 등 경쟁 업체는 ‘일반 소비자가 택하는 가솔린 중형 세단 판매 1위’ 등의 문구로 홍보 활동을 해왔다. 그만큼 영업용 택시로 전락하고 있는 쏘나타는 현대차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그러나 앞으로 택시로 이용하게 될 쏘나타는 구형 모델로만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이 같은 이미지를 의식한 듯 ‘신형 쏘나타는 영업용 택시 출시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국민차 명성을 되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영업용 택시의 경우 당분간 아산공장에서 택시로 공급할 구형 쏘나타를 병행 생산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415/art_15550329277983_9843c7.jpg)
시장 상황도 나쁘다. SUV 인기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중형 세단은 외면 받고 있다. 돈을 더 쓰거나 차량의 크기를 줄여서라도 수입차나 고급 브랜드를 사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택시로도 판매되는 쏘나타는 점차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형 세단 수요는 지난해 16만5905대로 2014년 20만6753대에서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를 택시로 공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량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형 쏘나타가 택시로 나오지 않으면 새롭게 현대차의 주력 택시 모델이 되는 차종은 그랜저다. 지난 2016년말 출시된 신형 그랜저는 여전히 택시로 판매되고 있다. 그랜저 택시의 비중이 늘어날 경우 준대형 세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브랜드 이미지의 그랜저에서 한 단계 고급스러운 제네시스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형 쏘나타를 택시로 공급하지 않겠다는 현대차의 계획이 그대로 지켜질 지도 관심사다. 현대차는 이미 7세대 쏘나타를 출시할 때도 택시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판매 부진이 지속되자 슬그머니 택시 트림을 만들어 판매한 사례가 있다.
쏘나타 택시 트림이 쏘나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 수준에 이르는 만큼 현대차가 승용모델에 비해 영업 경쟁이 훨씬 덜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이 보장되는 택시시장을 계속 외면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지적도 있다.
현대차는 이번 신형 쏘나타에 사활을 걸었다. 먼저 새로운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감성적인 스포티함)’를 반영했다. 5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만큼 국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탑재했다.
몇년간 지속되는 판매 부진을 극복하고 ‘정의선시대’를 맞은 현대차그룹의 명실상부한 대표 모델로 자리잡을지, 시장의 흐름에 못이겨 그룹의 ‘아킬레스건’으로 남게 될지 ‘신형쏘나타’의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